'철의 노동자'로 불려온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이 20일 탈당과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단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노당이 위기의 본질을 통찰하고 있지 못하고 따라서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4년간의 의정활동을 정리해야 할 부분 등이 있어 3월 초중순께 탈당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7대 국회에서 10명의 국회의원을 만들어준 국민의 뜻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한 책임이 막중하다"며 "이에 대한 실질적인 자기성찰이 필요하다"고 불출마 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이어 "민노당의 위기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실패에 있다"며 "민노당 당원의 40%는 노동자인데 이들은 민노당 행사와 선거, 재정 조달에 필요한 대상으로 전락했을 뿐 당의 중심에 서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단 의원은 자신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민노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민노당의 노동부문 할당제 등이 이뤄진 사실을 거론한 뒤 "이 모든 결정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질적 발전을 저해하는 잘못된 것이었다는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자책했다.
단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이러한 잘못된 결정을 여전히 조직적 방침으로 채택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며 민주노총 지도위원직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단 의원은 이어 "이제 한 사람의 평범한 노동자로 돌아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고 밝혀 총선 불출마가 정계은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심상정ㆍ노회찬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진보신당에 대해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만나겠다"며 참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포항 출신인 단 의원은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노협 위원장과 민주노총 위원장을 거쳐 2004년 민노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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