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선사 주지 혜자 스님이 이끄는 ‘108산사 순례단’이 부처의 탄생지인 네팔에 간다.
108산사 순례단은 매달 4,000~5,000명의 불자들이 108대의 버스를 타고 한꺼번에 산사를 방문해 법회를 갖고, 이들이 방문하는 곳마다 농촌직거래장터가 열리는 등 갖가지 화제를 낳고 있다. 2006년 9월 양산 통도사를 시작으로 논산 관촉사, 능가산 내소사, 월출사 도갑사, 여주 신륵사, 안동 봉정사 등 18군데의 사찰을 순례했으며 앞으로 매달 한차례식 순례를 계속해 모두 108개의 사찰을 순례할 계획이다.
108산사 순례단은 23일~27일 부처가 태어난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부처의 열반지인 쿠시나가르의 열반당으로부터 기증받은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법회를 연다. 국내에서는 혜자 스님, 김용사 회주 자광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동광 스님 등과 일반 불자 등 300여 명이 대한항공 전세기편으로 네팔로 건너가 법회에 참가하며, 네팔불교도연합회 불자 5,000여명과 함께 법회를 갖는다.
혜자 스님은 “자매결연한 중국 법문사(法門寺)를 방문해 유네스코가 지정한 9대 기적 가운데 4번째인 불지사리(佛指舍利ㆍ부처의 손가락 사리)를 친견한 후 108산사 순례 아이디어를 얻었다. 첫 순례지가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는 통도사였으며, 이제 부처님의 탄생지에서 사리를 모시고 법회를 갖는 인연이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08산사 순례단은 새로운 신행문화로 주목을 받고 있다. 순례단이 사찰 한 곳에 기부하는 공양미만 60여 가마에 달하고, 사찰 주변에서 열리는 직거래장터에서 장을 보는 금액만 3,000만~4,000만원어치에 달해 농촌의 살림살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이왕 오려면 먼저 와달라”는 요청을 해오기도 한다. 도선사 신도는 60% 정도이고, 부산 울산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참가한다. 불자 외에 다른 종교 신자들도 소문을 듣고 오기도 한다.
순례단은 15,16일 공주 마곡사에서 가진 법회에서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의 농촌 남성과 결혼해 외국에서 이주해온 여성들을 돕기 위해 이들에게 친정부모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순례단 회원들과 인연을 맺어주는 ‘108 인연 맺기’다. 이날은 네팔 출신 여성 1명과 중국 출신 여성 1명이 순례단의 나이든 여성 회원들과 인연을 맺었다.
순례단은 이번 네팔 룸비니 법회와 함께 카트만두에서 개교를 앞둔 선혜학교 현판식도 갖는다. 순례단이 매월 300여만 원을 지원해 운영할 이 학교는 현지 학생 108명이 공부할 수 있는 초등교육시설이다.
혜자 스님은 “불교는 인연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데 108산사 순례를 계기로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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