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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 상봉터미널 23년 만에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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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 상봉터미널 23년 만에 폐쇄

입력
2008.02.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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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와 강원도를 오가는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서울 상봉터미널이 23년만에 사라지게 됐다. 서울시가 터미널을 유지하기 위해 3년여간 법정 다툼을 벌였으나 대법원에서 패소해 사업면허를 폐지할 수밖에 없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상봉터미널 운영회사의 사업면허 폐지 신청을 허가해야 한다는 원심을 확정함에 따라 4월중에 폐쇄할 방침이다. 시는 상봉터미널 노선 28개를 광진구 구의동 동서울 터미널로 이관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 불편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동서울터미널로 노선을 옮긴 후 4월 상봉터미널의 기능을 폐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상봉터미널은 중랑구 상봉동 83의 1 일대 2만9,204㎡ 규모로 1985년 9월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첫해 1만8,625명, 1990년에는 2만587명까지 늘어날 정도로 서울 강북 지역을 대표하는 터미널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강릉, 춘천, 원통, 양구 등 강원도 일대를 오가면서 군인과 면회객들이 주로 이용했다.

그러나 동서울터미널에 강원 지역 노선이 생기면서 이용객이 급격히 줄어 들기 시작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2000년 3,498명에서 2006년 1,400명, 지난해 1,264명으로 떨어진 것. 현재 이 터미널은 청주, 대전, 전주, 전주를 운행하는 고속버스와 강릉 등 강원도를 오가는 시외버스 등 28개 노선에 하루 91대를 운행하고 있다.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되자 상봉터미널 운영회사인 ㈜신아주는 1997년부터 13차례에 걸쳐 시에 사업면허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그러나 시는 터미널의 공공성이 크다며 매번 불허했고 회사측은 2004년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터미널을 계속 적자운영하면 감수할 경제적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며 회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회사 관계자는 “적자가 발생하는데도 시는 공공성만 강조하며 회사의 열악할 재정상황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회사측이 사업면허 폐지를 요청할 것에 대비, 28개 노선을 동서울터미널로 이관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미 중복된 노선이 20개로 동서울터미널에 흡수통합해도 혼잡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상봉터미널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이 일대에 경유지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중랑구 망우동 대체부지로 터미널을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있는 상봉터미널 부지도 공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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