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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배 名人戰] 바둑이 꼬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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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배 名人戰] 바둑이 꼬이기 시작했다

입력
2008.02.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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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박정상 9단

<장면 1> 요즘 최철한의 성적이 영 신통치 않다. 최근 주요 대국에서 별로 이기는 것을 못 봤다. 지난해 성적이 45승 35패로 승률이 56%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랭킹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이세돌 이창호에 이어 3위 자리를 굳게 지켰지만 8월에 처음 박영훈에게 추월 당해 자리 바꿈을 하더니, 이후 계속 뒤로 밀려 급기야 올 2월엔 13위까지 추락했다. 따라서 최철한으로서는 이번 명인전 예선 결승 진출이 재기를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전체적으로 백이 잘 둔 바둑이다. 세 귀를 크게 차지해서 실리도 충분하다. 앞으로 중앙의 △들만 잘 수습하면 무난히 승리가 예상된다.

따라서 흑으로서는 좀 더 힘을 내야 할 상황이다. 박정상이 흑1로 붙인 게 이른바 성동격서의 수법이다. △를 공격하기 전에 먼저 이쪽에서부터 사전 공작을 하려는 것이다.

이 때 최철한이 냉큼 백2로 젖혀 흑 한 점을 잡은 게 조금 심했다. 지금은 바둑이 유리한 상황이므로 부분적으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참고도> 1, 3으로 두어서 빨리 △를 연결하는 게 안전했다. 그랬으면 흑이 더 이상 시비를 걸어 볼 데가 없었을 것이다.

실전에서는 흑5, 7을 당해서 갑자기 중앙 일대가 시커멓게 변하면서 상대적으로 △가 상당히 불안해졌다. 여기서부터 바둑이 슬슬 꼬이기 시작했다.

박영철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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