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굶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탄수화물이나 지방 섭취를 가급적 적게 하고 칼로리도 줄이는 식이다. 심지어 물을 마셔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놓고 설왕설래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유행하는 다이어트는 사뭇 달라졌다. 체중 감량 중인 여성 식단에 금기시됐던 초콜릿을 비롯, 기름을 활용한 다이어트까지 각광을 받고 있다. 올리브 기름, 초콜릿, 아몬드, 불포화지방산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의 다이어트가 ‘마이너스 다이어트’였다면 이제는 ‘플러스 다이어트’로 바뀐 것이다.
■ 다크 초콜릿 다이어트
초콜릿은 달콤한가? 아니다. 요즘 시판되는 다크 초콜릿은 쓰다못해 먹기 괴로울 정도다. 다크 초콜릿은 달짝지근한 밀크 초콜릿과 맛이 전혀 다르다. 그 차이는 주 원료인 카카오의 함량 때문이다. 다크 초콜릿으로 거듭나려면 카카오 성분이 최소한 50% 이상이어야 한다. 함량이 높을수록 쓴 맛은 더 강하다. 다크 초콜릿은 설탕, 우유 등 탄수화물 성분을 섞는 비율이 아주 낮아 고칼로리 식품이라는 낙인을 벗었다.
다크 초콜릿의 다이어트 효과는 바로 렙틴 성분 때문이다. 렙틴은 식욕을 줄여준다. 일본의 한 의과대학에서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4주간 매일 카카오 성분이 70% 함유된 다크 초콜릿 50g을 먹게 한 결과, 4명 가운데 3명이 체중이 줄었다. 대신 하루 식사 섭취량 중 275㎉를 덜 먹어야 하고, 당분이 없는 음료를 마셔야 한다. 일본에서 제일 먼저 유행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초콜릿 다이어트> 란 책이 출간되면서 붐이 일었다. 초콜릿>
카카오에는 또한 체내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제인 폴리페놀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혈관 건강도 좋아진다. 하지만 단백질 함유량이 매우 적어 다크 초콜릿만 먹다가는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다크 초콜릿의 섭취량도 제한해야 한다. 몸에 이로운 성분이 많지만, 필요 이상 섭취하면 칼로리가 초과돼 오히려 살이 찔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최대 섭취량은 30~50g으로 보통 초콜릿 크기의 절반 정도다.
■ 샹그릴라 다이어트
샹그릴라 다이어트는 그리스인들의 젊음의 묘약으로 알려지면서 슈퍼 푸드로 격상된 올리브 기름을 활용한 방법이다. 풍성한 식단을 자랑하는 그리스인들에게 과체중과 심장질환이 적은 이유가 올리브 기름 때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 다이어트가 시작됐다. 매우 간편하고 특별한 식단 제한이 없으며 비용도 저렴하다는 특징 때문에 샹그릴라 다이어트로 명명됐다.
샹그릴라 다이어트는 하루 한번 올리브 기름 2큰술(6 티스푼)을 설탕물(혹은 과당물) 1잔(3테이블스푼을 탄 물)과 함께 식사 1시간 전에 마시는 것이다. 이는 5㎏ 이상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을 위한 음용법으로 목표 감량 수치가 적다면 줄이면 된다.
올리브 기름은 맛과 향이 없는 것을 선택하는데 엑스트라 라이트(extra light) 오일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리브 기름에 붙는 ‘라이트’는 지방량이 아니라, 맛을 나타내는 용어다. 강한 향과 맛을 지닌 올리브 기름은 식욕 억제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샹그릴라 다이어트의 원리는 포만감이 유지돼 식욕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올리브 기름의 좋은 성분이 피부를 탄력있게 하고 변비와 같은 장 건강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인기 비결이다. 주창자인 미국 캘리포니아대 세스 로버츠 박사는 “식사량이 줄었을 때 주의할 점은 적은 양이라도 영양 균형을 고려해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이며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담석증이 있거나 담낭제거수술을 받은 사람은 삼가야 한다.
■ 아몬드 다이어트
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에 의해 아몬드 다이어트 효과가 알려지고 있다. 슈퍼모델 하이디 클룸은 “출산 후 8주 만에 5㎏을 감량하고 날씬해진 비결은 아몬드 다이어트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몬드는 흔히 ‘고칼로리 고지방’ 견과류로 오해받는다. 하지만 아몬드는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는 대신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단백질, 칼슘, 철분, 마그네슘, 칼륨 등이 골고루 담겨 있다. 견과류 중 가장 많은 식이섬유를 갖고 있고 칼로리도 낮아 영양학적으로 다이어트식에 알맞다.
미국 퍼듀대 리처드 매츠 박사팀은 ‘영국 영양학 저널’에 아몬드가 몸무게 증가 없이 영양학적으로 가치 있으며,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를 낮추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여성들에게 10주 동안 평소 식단을 유지한 채 매일 아몬드 56개(344㎉)를 먹게 한 뒤, 그 후 10주 동안은 다시 예전 식단으로 돌아가게 했다. 그 결과 아몬드를 먹는 동안 여성들의 몸무게는 늘지 않았다.
아몬드 다이어트의 효과는 씹는 행위와 영양성분 때문이다. 양이 적더라도 아몬드를 씹는 과정에서 뇌를 속여 포만감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몬드의 지방 성분은 세포벽에 둘러싸여 장내 소화효소나 박테리아가 이 벽을 다 깨지 못해 일부가 몸 밖으로 배출된다는 것이다. 특히 아몬드의 불포화지방산 성분은 체내 에너지 소비를 촉진한다.
이 연구 결과에 따라 미 식품의약국(FDA)은 2003년 “식이요법의 하나로 매일 한 줌(23개 정도)의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를 먹으면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져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 오메가 다이어트
미 국립보건원(NIH) 영양조정위원회 의장을 지낸 아트미스 시모포로스가 주창한 다이어트다. 지방을 먹되 되도록 좋은 지방을 골라 먹으라는 것이 골자다. 특히 오메가 다이어트는 지방을 구성하는 물질의 하나로,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불포화지방인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을 주목한다.
식물성 필수지방산인 LNA(알파리놀렌산)와 동물성 필수지방산인 EPA, DHA 등이 오메가-3 지방산에 속한다. 사람의 성장 발육에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은 우리 몸 안에서 만들어지지 않아 식사를 통해 섭취해야만 한다. 오메가 지방산의 불균형은 심장마비, 뇌졸중, 암, 비만, 인슐린 내성, 당뇨병, 천식, 관절염, 루푸스(홍반성 낭창), 우울증, 정신분열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산후 우울증,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등 심각한 건강 이상이나 질병의 원인이 된다.
필수지방산의 균형 비율은 오메가-6 지방산과 오메가-3 지방산이 4:1일 때 몸은 최상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좋은 지방이 많이 든 음식은 닭가슴살, 고등어 꽁치 참치 등 등푸른 생선, 호두와 같은 견과류 등이다.
한편 영국 식품규격청(FSA)은 가임 여성에게 고등어 정어리 청어 등과 같은 등푸른 생선을 1주일에 2회 정도로 섭취를 제한하도록 권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오염물질 축적을 우려해서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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