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퇴장은 중남미 좌파 세력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부상을 예고하고 있다.
중남미는 미국의 ‘뒷마당’이면서도 반미와 반제국주의 운동이 거세게 벌어져 왔던 곳으로 카스트로 의장이 반미(反美)의 선봉장으로서 남미 좌파 정부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남미의 좌파정부는 시장과 외국자본에 적대적인 강경 좌파와 실용적인 중도 좌파로 나뉜다. 전자는 카스트로를 필두로 ‘카스트로의 친구들’로 불리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이 포함되고, 후자는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등으로 분류된다. 카스트로 사임에 대한 반응에서도 중도좌파 지도자들은 쿠바의 순조로운 권력 이양을 환영한 반면, 좌파 지도자들은 카스트로의 영향력을 강조해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이들 중 ‘포스트 카스트로’로 떠오르는 인물은 차베스 대통령이다. 막대한 오일 달러를 바탕으로 중남미에 할인가로 석유를 제공하는 등 선심성 정책에다 반미 외교를 활발히 주도하면서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 헤리티지 재단의 스티브 존슨 연구원은 “차베스는 오일 달러를 무기로 카스트로도 일찍이 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며 “그가 반미 연대의 새로운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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