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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승의 중고생 영어학습] <1> 독해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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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승의 중고생 영어학습] <1> 독해가 중요하다

입력
2008.02.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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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곡곡에 영어 도서관을 지으십시오. 그리고 중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영어를 많이 읽게만 하십시오. 읽기를 통한 인풋(input)의 양이 엄청나게 많으면 나중에 회화나 쓰기를 매우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아시아 국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영어교육관련 제안입니다.”

이는 3년 전 세계적인 영어교육이론가인 스티브 크라셴이 대만 영어교육학회에서 강연한 내용의 요지다. 그의 주장은 말하기 능력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 현재 한국의 영어교육 방향과 매우 다르다. 그러나 한국의 영어교육 환경에서는 다독이 영어의 인풋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라는 점에서 그의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독은 영어의 유창성과 정확성을 키워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하지만 영어 회화 시 깊이 있는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하는 요소다.

그렇다면 독해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성공적인 독해 학습을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째, 어휘와 구문에 대한 지식을 늘리고, 이를 자동 인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독해가 잘 안 되면 독해 연습을 미루고 어휘책이나 문법책을 펼쳐보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일단 중학교 수준의 어휘와 문법을 익혔다면, 폭 넓은 독해와 듣기를 통해 어휘와 구문 지식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바람직한 독해 방법은 3-4회 반복하여 읽되, 한 개념 단위씩 빗자루로 쓱쓱 쓸어내듯 가능한 한 빨리 읽는 것이다. 이를테면 처음에는 주제와 주제문을 파악하며 빠르게 훑어 읽고, 두 번째 읽을 때는 대의(main idea)는 물론 세부사항까지 파악하고, 세 번째로 읽으며 영어나 우리말로 내용을 요약해보는 것이다. 마지막에는 잘 모르는 어휘와 연어(collocation), 구문까지 익힌다. 이렇게 같은 구문을 빠르게 반복해서 읽으면 각 구문에 대한 시각 인상이 대뇌에 저장돼 다음에 비슷한 구문을 접하면 재빨리 알아차리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독해 교재를 공부할 때는 문제만 풀고 넘어가지 말고 이처럼 속독을 통한 ‘자동화’ 훈련을 해두어야 한다. 어렴풋이 아는 어휘나 구문을 반복해 접하면서 확실히 알게 되면 독해에 자신감이 붙고 이해력도 깊어진다.

둘째, 글의 구조에 관한 지식과 풍부한 배경지식은 독해의 필수요소다. 이는 매우 중요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소홀히 여기는 부분이다. 기사, 대화문, 인터뷰 등 서로 다른 성격의 글은 각기 다른 전개구조를 취한다. 다양한 영어 읽기자료를 통해 글의 전개 구조에 대한 지식을 쌓으면 글을 접할 때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또 한글이든 영어든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독서를 통해 풍부한 배경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문법을 잘 몰라도 배경지식만 튼튼하면 대략적인 의미파악이 되지만 배경지식이 부족하면 어휘를 알아도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셋째, 글의 내용을 종합하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독해 실력이다. 독해에도 급수가 있다. 문자 그대로의 뜻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은 'Reading the lines', 말이나 글의 숨은 뜻까지 이해하는 수준은 'Reading between the lines'라고 한다.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것이 'Reading beyond the lines'인데, 이는 비판적인 평가까지 하면서 독해할 수 있는 경지를 말한다.

넷째, 자신의 독해 과정을 관찰하고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은 독해 기술 중에서도 고차원적인 것에 속한다. 쉽게 말하면 독해를 하면서 부단히 자신의 독해 방법을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제일 먼저 이 글의 토픽 센텐서를 찾아야지. 그러려면 단락의 첫 부분을 정독하자’, ‘여기서 however가 나온 것을 보니까 다음에는 앞의 내용과 대조되는 내용이 나오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독해를 하는 것이다.

이찬승 능률교육 대표의 영어학습 지상특강을 격주로 게재합니다. 사교육계에서 '영어 등대'로 불리는 이 대표는 서울대 사대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를 거쳐 1980년부터 영어교육 전문 기업인 능률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영어교육학회 및 미국 테솔 회원이기도 합니다.

능률교육 대표 www.leechanseung.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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