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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저를 믿어주셔야지" "제도 일깨워줘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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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저를 믿어주셔야지" "제도 일깨워줘서 감사"

입력
2008.02.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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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통합민주당은 정권을 잃은 데 대한 한풀이라도 하듯 한승수 후보자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한 후보자의 답변에는 거리낌이 없었고, 한나라당도 한 후보자를 적극 방어하면서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오전 통합민주당 의원들은 편법 증여 의혹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4억원 전세집에 살던 한 후보자의 장남이 2005년 7억원 아파트를 구입한 사실이 논란이 됐다. 민병두 의원은 "2002년 신고내역을 보면 장남의 예금은 2,000만원에 불과했다"고 따졌다.

이에 한 후보자가 "아들이 미국과 한국에서 직장생활 하면서 상당한 돈을 벌었다. 저를 믿어주셔야지 의심하고 그러면 제 인격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같은 당 서갑원 의원은 "장남의 급여 내역을 왜 제출하지 않느냐. 이래서야 어디 청문회를 할 수 있겠냐"고 몰아세웠다.

한 후보자의 영국 교수 경력에 대해서도 설전이 오갔다. 통합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영국에서 박사과정 밟으면서 강의한 것을 국회의원 출마 때 교수라고 기재했는데 서울대 조교수 임용 당시 인사기록카드에는 누락된 이유가 뭐냐"고 공격했다. 한 후보자는 "통상적으로 그렇게 사용한다.

하지만 우리와 교육제도가 달라 이번에는 영어로 적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공세가 계속되자 한 후보자는 비아냥거리는 듯한 말투로 "제도가 다르다는 점을 일깨워 줘서 감사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후 들어 청문회는 양당 간 정치공세로 변질됐다. 통합민주당 의원들이 "자료를 언제 제출할 거냐" "말이 자꾸 오락가락한다"며 한 후보자를 궁지에 몰자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동료의원들의 발언이 정확하지도 않고 신빙성이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에 통합민주당 측은 "왜 그것을 판단하려고 드냐.

우리는 자료를 먼저 내놓으라고 했다"(김영주) "벌써 여당행세 하는 것이냐"(서갑원 의원)고 언성을 높였고, 이에 한나라당이 "동료의원에게 함부로 말할 수 있나. 모욕적인 발언이다"(박승환 의원)고 맞받아치면서 정세균 위원장은 20여분 간 정회를 선언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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