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타이어 돌연사, 직무 관련 개연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타이어 돌연사, 직무 관련 개연성"

입력
2008.02.20 14:52
0 0

사망 원인을 놓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해 온 한국타이어 근로자들의 집단 돌연사는 작업환경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최종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초 “집단 돌연사는 작업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돌연사와 작업환경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고 발표한 중간 조사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20일 인천 부평구 구산동 안전공단 지하 2층 대강당에서 이런 내용의 ‘한국타이어 근로자 사망 역학조사’ 최종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심장성 돌연사는 고열이 유발요인이며, 관상동맥질환은 교대작업 및 연장근무 등으로 인한 과로가 위험요인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그러나 “그 동안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돼 온 솔벤트 등 화학물질에 의한 심장성 돌연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노동부의 조사 의뢰를 받고 1996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한국타이어 대전ㆍ금산공장, 중앙연구소의 전ㆍ현직 근로자와 16개 협력업체 근로자 등 총 7,140명을 대상으로 업무와 건강의 관련성 등을 집중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근로자들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일반 국민보다 5.6배나 높았다.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은 사무직에서는 발생하지 않은 반면 현장ㆍ연구ㆍ기술직에서만 발생했다.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현장 근로와 관련이 있음을 뒷받침하는 근거라는 것이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연구원은 또 근로자들이 고열의 작업장과 연장근무 등 심장 질환을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위험요인에 장기간 만성적으로 노출돼 왔음을 확인했다. 타이어 제조 공정에서 뜨거운 고무에서 발생하는 수증기 등으로 여름에는 작업장 온도가 40도 이상으로 올라 근로자들은 고열에 그대로 노출됐고, 한국타이어 대전ㆍ금산 공장의 3교대 근무시간은 개인 당 7시간 20분 정도지만 교대 근무 전 또는 후에 4시간의 연장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유가족들은 이에 대해 “돌연사가 직무와 관련 있다는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며 “추가연구를 통해 돌연사와 작업환경의 확실한 인과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작업장 고열 환경 등 일부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있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유가족 보상 문제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판정 결과를 보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