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조가 정연주 사장의 사퇴를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20일 발표한 결의문에서 “최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0%가 넘는 응답자가 정 사장에겐 KBS의 미래를 헤쳐나갈 능력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제 KBS의 미래를 위해 정 사장은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요구했다.
KBS 노조는 정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야기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적자와 편파 방송 시비, 수신료 인상 실패, 조직 개편의 후유증 등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하고 “노동조합은 더 이상 무능한 경영진에게 우리의 미래를 내맡기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공영방송 KBS의 정치적 독립은 정권교체 이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차기 사장을 판단할 때도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밝히고 “방송을 제대로 아는 인물’은 정치적 독립 못지않은 소중한 기준이며 도덕성 또한 공영방송의 수장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차기 사장의 기준도 함께 제시했다. 이를 위해 노조는 “독립된 사장을 경영진으로 맞기 위해서는 법적 장치 확보는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사장 선임 시스템 정립시킬 것을 강조했다.
KBS 노조는 앞서 13일자 노보에서 ‘정연주 사장님께’라는 편지 형식의 글을 통해 심각한 적자 경영과 사실상 실패한 수신료 인상 등 경영진의 무능함을 비판하면서 정 사장의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노조는 정 사장 퇴진 운동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장 퇴진을 둘러 싼 노사 간의 갈등이 국민들에게 곱게 보일 리 없다”며 “(퇴진 공방이) 자칫 공영방송의 위상을 격하시키고 KBS를 조종하려는 세력들에게 이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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