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상대로 가짜 학위를 남발하는 해외 ‘학위 공장(Degree mill)’을 만들어 수십억 원대의 수업료 등을 챙긴 대학 교수가 적발됐다.
전남 S대학 조교수인 황모(48)씨는 2001년 초 서울의 한 교회 모임에서 알게 된 재미동포 이모(59) 조모(52)씨와 짜고 미국에서 정식 인가를 받은 것처럼 속여 퍼시픽예일대학교(PYU)를 설립했다. 자신은 대학 총장을 맡고 이씨를 부총장으로 임명한 황씨는 이어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속성으로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딸 수 있고, 한국 대학원 진학도 가능하다”고 알려 같은 해 9월부터 수강생을 모집했다.
황씨 등은 1년 3학기제로 학부와 석ㆍ박사 과정을 운영하면서 학기 당 150만~250만원씩 수강생 159명으로부터 16억4,000여 만원을 받아 챙겨 주식과 해외 부동산 등에 투자했다.
그러나 수업 진행은 한글 강의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게 전부여서 수강생들은 ‘독학’을 해야 했다. 돈만 내면 학위를 주는 ‘학위공장’으로 운영한 것이다. 황씨는 이를 숨기기 위해 거의 매년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과 대학 교수 등을 초청, 국내 호텔과 공원 등지에서 학위수여식까지 열었다.
황씨의 행각은 ‘신정아 사건’을 계기로 검찰에 제보가 입수되면서 꼬리가 잡혔다.
광주지검 특수부는 20일 황씨와 조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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