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테니얼 야구단(가칭)이 선수단에 연봉 삭감태풍을 몰아칠 태세다. 예상과 달리 거의 전선수가 삭감태풍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선수들은 “전원 승계해주겠다고 해놓고 연봉을 후려치는 것은 조삼모사 식 수법”이라고 집단 반발하고 있다.
20일 선수단에 따르면 센테니얼은 4,000만원대의 한 선수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지난해 연봉의 절반을 삭감하겠다”고 통보했다. 2,000만원은 프로야구 최저연봉으로 프로 7년차 선수에게는 터무니 없는 금액이다.
센테니얼은 이에 앞서 지난 17일 3,000만원대 선수에게도 500만원 삭감안을 제시했고, 지난 15일 베이징올림픽 플레이오프에 출전하기 위해 대만으로 떠난 장원삼에게도 계약서를 내밀었다가 퇴짜맞았다. 지난해 6,000만원을 받았던 장원삼은 풀타임 선발로 뛰며 9승10패 평균자책점 3.63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연봉 협상은 최창복 운영팀장과 김경남 기록원이 맡고 있다. 그러나 실제 연봉고과는 박노준 단장 등이 책정했다. 최 팀장과 김 기록원은 ‘메신저’에 불과하다.
마구잡이 후려치기 식 협상을 전개하면서도 센테니얼은 “원칙대로 준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센테니얼 정범준 홍보팀장은 “연봉협상은 다른 구단들과 마찬가지로 고과에 따라 결정할 방침이다. 인상요인이 있는 선수는 분명히 올려줄 것이다. 고통분담이라는 논리로 일방적인 삭감은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센테니얼을 전혀 믿지 못하는 눈치다. 한 고참선수는 “조삼모사라는 고사성어가 딱 맞는 상황이다. 센테니얼이 선수단 전원(67명)을 고용승계해주는 대신 연봉을 대폭 후려치려는 속셈”이라며 “어제(19일) KBO 이사회에서 감액제한 폐지를 결정한 것도 다른 구단은 올 시즌 해당사항이 없고 우리에게만 적용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센테니얼은 급여일(25일)까지 계약을 마친 선수에 한해서만 우선적으로 2월 연봉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25일 이후 계약서를 작성한 선수들은 계약 후 2월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선수단(67명)의 2월 급여 총액은 6억원(2007년 기준) 정도다.
한편 KBO는 센테니얼 선수단의 연봉협상 마감시한을 시범경기 개막일인 3월8일로 정할 생각이다. 만일 이때까지도 연봉 계약을 못하면 보류수당(전년도 연봉의 1,200분의 1)을 받게 된다.
최경호 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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