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로 고전 중인 건설사들이 각종 도심복합개발 사업 수주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추진되는 도심복합개발은 건당 사업비 규모가 최소 1조원에 달하는데다, 대규모 택지지구 중심에 상업지구와 주택지구를 한꺼번에 지을 수 있어 수익성이 좋은 탓에 국내 건설시장의 ‘블루오션’으로 각광 받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내년까지 발주될 대형복합개발 사업은 30여 개에 이른다. 사업비 규모만도 50조원이 넘는 초대형 물량들이다. 때문에 대형 건설사는 물론, 중견업체들까지 사활을 걸고 수주전을 펼칠 태세다.
서울에서는 이달부터 상암DMC 랜드마크 개발사업, 은평뉴타운 중심상가 복합개발사업 등이 줄줄이 공모에 들어간다. 총 사업비 2조원 대에 이르는 서울 상암동 DMC 랜드마크 빌딩은 대형 건설사들이 공동 도급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등 물밑 작업이 활발하다.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이 사업 참여를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대형 건설사는 공모에 2개 이상 업체가 참여할 수 없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싱 주체인 금융권이 사업권을 따낼 경우 시공에 참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올해 초 이미 민간사업자를 공모한 은평뉴타운 복합개발사업에는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SK건설, 두산건설이 뛰어들어 4파전 양상이다. 구파발역 주변 중심상업용지 4만8,500㎡(1만2,000여평)에 코엑스몰과 같은 초대형 복합상업시설을 짓고 7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건립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서울 영등포 교정시설 이전 사업도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토지공사가 시행하는 첫 도심복합개발 사업으로 사업비가 1조1,000억원에 이른다.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7조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인 인천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과 청라지구 중심상업지구 복합개발이 관심을 끌고 있다.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은 95만㎡(28만7,000여평) 부지에 77층짜리 쌍둥이빌딩이 들어서고, 1만1,000여 가구 아파트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간다.
지방에선 부산북항 재개발사업이 단연 돋보인다. 국제여객터미널과 100층, 120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 특급호텔, 국제무역센터 등이 들어서며, 총사업비는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전국의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내 상업지구 조성과 역세권 개발 계획도 잇달아 나올 것으로 보여 ‘수주풍년’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인 도심복합개발 사업에는 최근 중견업체들까지 뛰어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향후 몇 년간 집중될 대규모 PF공모 사업에서 낙오할 경우 성장에 커다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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