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연설 표절 여부를 놓고 날선 공방을 하고 있다. 표절 논란은 오바마 의원이 16일 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한 연설에 대해 힐러리 의원측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힐러리 의원측은 오바마 의원이 당시 “말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 말라. ‘나에겐 꿈이 있다’는 명언도 말이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진리로 믿는다’ ‘두려움 그 자체 이외에는 두려워할 것이 없다’는 것 등이 모두 말이요 연설이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2006년 당선된 드벌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연설을 ‘도용’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오바마 의원의 ‘변화’ 메시지 등에 대해 힐러리 의원측이 “대안 제시 없이 온통 말만 앞세우고 있다”고 비난하자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오바마 의원이 ‘표절 논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의원측은 “이름도 밝히지 않고 다른 사람의 연설을 표절한 것은 잘못일 뿐 아니라 연설을 듣는 사람들의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이 공세에 “패트릭 주지사가 연설을 먼저 했다고 밝혔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빌려 쓴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은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오바마 의원측은 “(같은 흑인인) 오바마와 패트릭은 이념과 언어를 공유하는 친구로서 연설도 공유한다”고 주장했고 패트릭 주지사도 “나의 선거 경험을 살려 오바마 의원에게 같은 연설을 하라고 권고했다”며 오바마 의원을 옹호했다.
오바마 의원측은 나아가 힐러리 의원이 오히려 오바마 의원의 연설을 표절하고 있다고 역공을 가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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