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6년에 이어 작년에도 세계 TV 시장에서 2위 업체와의 격차를 벌리며 2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이기태 부회장 등 회사의 간판 최고경영자(CEO)들이 특검에 대거 소환되고, 주요 협력업체와 고객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굵직한 행사들의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시장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수량 기준 13.6%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LG전자(11.4%), 필립스(7.4%), 소니(6.6%), TCL(5.8%) 등의 순이었다. 매출액 기준으로도 삼성전자(17.8%)가 단연 1위였고, 그 뒤를 소니(12.4%), LG전자(9.6%), 필립스(8.1%), 샤프(7.8%)가 따랐다.
삼성전자는 평판 TV 시장에서도 매출과 수량 모두 선두 자리를 지켰으며, 시장성이 좋고 경쟁도 가장 치열한 LCD TV 시장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수량 기준 1,338만대(16.9%)를 팔아 TV업계 중 유일하게 1,000만대 이상의 판매실적(매출액 126억달러)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LCD TV의 판매 호조로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수량과 금액에서 전체 TV 1위, 평판TV 1위, LCD TV 1위를 모두 석권, ‘트리플 크라운’의 영예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가 특검 수사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올해에도 이어질 지는 의문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2월 협력사들과 만나 한해의 목표를 공유하는 ‘삼성 파트너스데이(Partners' Day)’를 열었지만, 올해엔 일정도 못 잡고 있다. 해마다 3월 대만에서 열었던 세계 최대 모바일반도체 포럼인 ‘삼성모바일솔루션(SMS)포럼’도 특검 종료 이후로 미뤄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MS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반도체 분야에서 업계를 주도하기 위해 주최하는 국제 행사로, 반도체 최대 수요처인 대만의 최고경영자 등 1,000여명을 모아 놓고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기술과 신제품을 소개하는 자리인데, 올해는 3월 개최가 물 건너 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의 실적은 좋았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며 “도시바 등 일본 경쟁자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 수사로 주요 경영진이 이미지 타격을 입고 있는데다, 앞으로의 수사결과에 따라 그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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