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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IA 전임사장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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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IA 전임사장 만들어라

입력
2008.02.2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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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해태를 인수한 KIA는 그 동안 아낌 없는 투자로 명문구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KIA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연속 4강에 진출했고, 2006년에도 4강에 올랐다. 2002년과 2003년엔 2년 연속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창단 8년째가 되도록 풀지 못하는 숙제가 있다. 바로 야구단 전임사장 문제다. 역대로 타이거즈 사장은 모기업인 KIA자동차 사장이 겸직을 해왔다. 2005년 12월16일 KIA차 사장에 임명된 조남홍 사장도 마찬가지다.

기업논리로 보면 야구단보다 자동차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 ‘야구단 사장’으로서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 참석하고 싶겠지만, 그룹 내부에 일이 생기면 ‘자동차 사장’으로 움직여야 한다.

올해 들어 앞선 두 차례 이사회에 나오지 못했던 조 사장은 19일 이사회만큼은 반드시 참석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긴급회의가 잡히면서 조 사장은 또 결석했다. KIA차는 김익환 부회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었고, 정의선 사장, 조 사장 등 그룹 임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조 사장은 이경재 한화 사장에게 위임장을 전달하는 것으로 KBO 이사회 참석을 대신했다.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도 조 사장의 불참은 단연 화제였다. 이경재 사장은 “안건이 한두 개도 아닌데 위임장으로 대신한다는 것은 좀…”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다른 사장들도 “오늘도 KIA 사장은 못 나오셨냐?”고 물었다.

KIA가 야구단 전임사장을 두지 않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창단 때부터 스포츠단이 홍보실 소속이 되면서 당시 그룹 홍보실장이던 김익환 부회장이 야구단 초대 사장을 겸임했다. 김 부회장은 전무-부사장을 거쳐 자동차 사장에 오를 때까지 야구단 일도 함께 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사장=야구단 사장이 관례화된 것이다.

프로야구의 중요한 의제가 다뤄지는 이사회에 KIA만 빠지다 보면 야구판에서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 창단 8년째를 맞는 KIA가 야구단 전임사장을 생각해볼 시점이다.

최경호 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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