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간 이어졌던 골 가뭄을 완벽하게 해갈하며 2연승의 신바람을 내고 있는 ‘허정무호’가 북한을 상대로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예선 전초전을 치른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0일 오후 9시45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충칭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2008 동아시아연맹컵(이하 동아시아대회) 2차전에서 북한과 격돌한다.
과거 냉전시대 같은 긴박감은 없지만 ‘남북 대결’은 항상 관심을 끈다. 이번 맞대결은 1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3조 2차전의 전초적 성격이어서 내용과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리한 한국과 북한은 3월26일 오후 3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조 선두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남북 축구의 공식 경기 맞대결은 2005년 8월 전주에서 열린 2005 동아시아대회 2차전(0-0)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한국이 조금 앞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 한국은 41위로 120위의 북한에 크게 앞서고 개인기와 국제 축구 경험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우위에 있다.
역대 전적에서도 5승4무1패로 한국이 절대 우세를 보인다. 그러나 ‘남북 대결’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객관적 전력’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또 북한은 1차전에서 한 수 위로 평가된 일본과 1-1로 비기며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했다.
3-4-3 포메이션으로 중국을 꺾은 허 감독은 정대세가 원톱으로 나서는 북한을 상대로 4-2-3-1 포메이션을 펼 것으로 보인다. 상대가 원 스트라이커일 때는 두 명의 중앙 수비수, 투 스트라이커 때는 세 명의 중앙 수비수를 둔다는 전술 원칙에 따른 수비 라인 변화다.
최전방에는 중국전 골 사냥으로 완벽 부활을 알린 박주영(서울)이 나서고 염기훈(울산)과 이근호(대구)가 좌우 날개에 포진한다. 공격형 미드필더의 중책은 이관우(수원)에게 맡겨지고 포백 수비의 중심은 강민수(전북)와 곽태휘(전남)가 잡는다.
절정의 골 감각을 회복한 박주영의 연속 득점 행진이 기대되는 가운데 가장 최근에 북한 축구를 상대해본 경험이 있는 염기훈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 하다. 염기훈은 2006년 12월 북한과의 도하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북한전에 나설 한국 예상 베스트 11 중 당시 선발 출전했던 이는 염기훈이 유일하다. 문인국, 박남철, 김영준, 리준일 등 다수의 북한 주전급 선수가 도하 아시안게임 출신이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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