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원내대표가 정부조직법 협상을 준비하고 있던 시간 대통령직 인수위에서는 조각 명단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결국 이 문제 때문에 최종 협상은 테이블에 제대로 앉지도 못한 채 파장이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인수위 사이엔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혼선도 빚어졌다. 지난 15일 장관 후보자들을 국정워크숍에 참석시키는 문제로 갈팡질팡한 지 3일만에 다시 이 당선인측과 한나라당 간에 엇박자가 난 것이다. .
사단은 이날 저녁 2차 협상을 앞두고 벌어졌다. 오후 6시 양당 원내대표 협상이 예정돼 있었지만 오후 5시30분께 인수위에서 “오후 8시 조각 명단을 발표한다”는 사실이 흘러나온 것. 타협이냐 결렬이냐로 여야간에 흘렀던 숨막히는 긴장감은 일순간에 사라졌다. 오후 6시부터 민주당 당사에서 막바지 협상 대책을 논의하던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 사실을 보고 받고 “이명박 당선인이 협상을 안하겠다는 뜻”이라며 회의를 끝내 버렸기 때문이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협상 중에 저렇게 발표를 한다고 하니 참 당혹스럽다”며 “마지막까지 최대한 협상을 타결하려 했는데 협상 결과와 상관 없이 조각을 발표하는 것은 우리를 무시하는 행태 아니냐”고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협상 결렬 이후 “특정인 몇 명의 아집 때문에 나라 전체가 인질로 잡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강재섭 대표)고 공격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제대로 내부 의견조율이 안됐고 당선인쪽에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임명한 것”이라고 결렬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혼선도 감지됐다. 한 핵심 당직자는 “인수위에서도 6시 협상 재개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미리 언론에 나오면서 저쪽(민주당)에 (협상 결렬의) 빌미로 삼게 한 측면이 있다”며 “오늘 당과 인수위 사이에 약간 혼선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여야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인수위가 성급하게 조각 명단을 발표하는 바람에 모든 틀이 흐트러졌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당과의 조율이 안됐다는 이야기다.
이에 앞서 양당 원내대표는 14일 이후 나흘 만에 협상라인을 가동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후 1시 첫 접촉에서 안 원내대표에게 “해수부, 여성부를 존속시키되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겨 결정하자”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제는 개정안에 대한 합의, 결렬, 자유투표의 세 가지 방법밖에 없는데 결렬을 피하려면 현실적으로 자유투표를 선택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안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이에 안 원내대표는 “당내 의견을 먼저 들어봐야 한다”며 오후 6시에 다시 연락하자고 미뤘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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