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성 장관들이 값비싼 디자이너 브랜드 옷을 선호해 구설수에 올랐다.
유명 여배우들이 시상식장의 레드카펫을 밟기 전에 들르는 파리의 유명 디자이너 숍에 요즘은 ‘사르코지의 여인들’이라 불리는 프랑스 여성 장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7일 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내각 인사에 인종과 성향, 성별을 고루 안배해 여성 장관들을 여러명 임명했다. 모로코 출신의 벽돌공 아버지와 알제리계 어머니 사이에서 12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라시다 다티 법무장관도 그중 하나다.
다티 장관은 부업으로 화장품을 팔며 어렵게 학업을 마쳤지만 장관이 된 후에는 세계 최고 부유층이 자주 찾는 파리의 몽테뉴 거리에 있는 크리스찬 디오르 부티크의 단골손님이 됐다. 지난해 호피 무늬 핑크색 디오르 원피스를 입은 모습으로 주간 파리마치 표지사진에 등장해 법조계의 불만을 사기도 했으며, 10월에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방미에 동행, 백악관 만찬장에 1만5,000유로에 달하는 디오르의 회색 실크 가운을 입고 나타났다.
당시 만찬장에 동석한 여성 장관 중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ㆍ고용 장관은 샤넬의 보석 장식이 박힌 하늘색 가운을 입었고, 세네갈 출신 인권 담당 국무장관인 라마 야드는 이브생로랑의 검은색 실크, 벨벳 이브닝드레스를 선보였다.
이처럼 여성 장관들이 고급 옷으로 치장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패션에 민감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성향 때문으로 보인다. 자신도 디오르 부티크에 자주 방문하는 사르코지 장관은 여성 장관들과 공식석상에 동행할 때 옷차림에 대해 지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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