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호 7단 ● 조훈현 9단
<장면 2> 이 바둑은 불과 129수만에 흑이 불계승을 거두었다. 중반에 접어들 무렵 김주호가 갑자기 방향 감각을 잃고 거의 헛수나 다름 없는 곳을 두는 바람에 한 순간에 형세가 흑쪽으로 기울었다. 장면>
먼저 <참고1도> 를 보자. 조훈현이 1로 두어 상변 흑세력을 키우려 했을 때 김주호가 갑자기 2로 흑 두 점을 잡은 게 너무 작았다. 패착이나 다름 없다. 지금은 당연히 <참고2도> 1로 좌변을 지켜야 했다. 참고2도> 참고1도>
거꾸로 흑이 먼저 <1도> 3으로 다가서서 좌상귀 백돌이 공격 당하는 순간 사실상 이 바둑의 승부가 결정됐다. 백이 봉쇄를 피하기 위해 4로 머리를 내밀었지만, 5부터 14까지 아무 실속도 없이 쫓기다 보니 흑은 좌변에 또 철벽이 생겼다.
계속해서 실전보 흑1부터 7까지 기분 좋게 선수 활용을 하는 동안에 저절로 상변이 흑집으로 굳어졌다. 게다가 흑9로 걸쳤을 때 좌변 흑 세력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에 백10, 12로 움츠러들어야 한다는 것도 너무나 괴롭다.
김주호가 깜빡 한 수 잘못 둔 틈을 놓치지 않고 조훈현이 여기저기서 잔뜩 이득을 본 다음 유유히 흑15로 지켜서 이제는 흑이 크게 유리한 형세다.
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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