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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구미공장 "나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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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구미공장 "나 떨고 있니"

입력
2008.02.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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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수원본사 수색에 "일감줄면 일자리도…" 긴장

구미공단 최대 사업장인 삼성전자 구미공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이 14일 삼성전자 수원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하자, 어떤 형태로든 구미사업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관리직은 물론 생산직들도 동요하는 분위기다.

특검수사는 구미공장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말에는 구미공장 장병조(54) 공장장이 참고인 자격으로 특검팀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직원들은 겉으로 드러내 놓고 말하지 않지만 “이러다가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일감이 줄어들면 결국에는 일자리마저 위태롭게 되는 것은 아니냐”며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구미공장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던 한 직원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워 직원들 손가락 빨게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탄식했다.

구미공장의 직원 보안점검도 더욱 강화됐다. 사내 컴퓨터는 개인용 PC까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고, 기밀에 속하는 문서는 PC에 아예 저장도 하지 않는다. 외부인은 물론 직원들의 출입도 까다로워졌다. 회사에 들어가려면 공항에서 보는 휴대용 스캐너로 소지품과 온몸을 검사 받아야 한다.

고위층의 지시인지 몰라도 외부인과의 접촉도 최소한으로 줄이는 분위기다. 예전 같으면 먼저 연락을 취하던 홍보담당자는 현재 전화조차 제대로 안 받는다. 일부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특검의 수사강도가 높아지마 지역 경제계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 경제단체의 한 간부는 “구미공단 생산ㆍ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의 최고책임자가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는 것은 비록 참고인 자격이었지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본사도 아닌 현장 책임자까지 특검에 오라가라 하면 기업을 하지 말란 소리냐”며 목청을 높였다.

한 하청업체 관계자도 “아직은 주문이 줄거나 대금결제가 지연되는 일이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어떤 형태로든 악영향이 불가피해 하루빨리 마무리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 기자 yong12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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