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국립공원에서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이탄(泥炭) 습지’가 발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최근 오대산 국립공원내 해발 1,170m 지점에서 2,300㎡ 규모의 소규모 습지를 발견, ‘소황병산늪’으로 이름짓고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고 18일 발표했다.
공단 조사결과 늪에는 나도제비난, 만병초, 두루미꽃, 얼레지 등 환경부가 지정한 ‘특정식물’ 29종을 비롯해 104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같은 고산습지이면서 크기가 70배 가량 큰 무제치늪이 보유한 식물종이 120여종인 것을 감안하면 소황병산늪은 거대 습지에 맞먹을 정도의 다양한 생물의 보고인 셈이다. 소황병산늪은 이탄층의 깊이가 86㎝나 돼 역사성과 보존성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토탄(土炭)으로도 불리는 이탄은 석탄의 한 종류지만, 지하가 아닌 지표면에서 죽은 식물들이 미생물 분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쌓여 만들어진 토양이다. 소황병산늪은 늪 바닥의 이탄층을 물이끼가 덮고 있어 ‘물이끼 이탄습지’로 분류된다. 통상 1㎜의 이탄층이 형성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1년이라는 점에 비춰 소황병산늪은 860년 가량 좋은 상태로 보존돼 온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참여한 김재근 서울대(생물교육과) 교수는 “소황병산늪은 지하수 용출이 눈으로 보일 정도로 수량이 풍부해 앞으로 확장ㆍ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원형 보전 정도가 뛰어나 비슷한 성격의 습지 중 훼손된 곳을 복원하는 데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단 관계자는 “소황병산늪의 생물종에 대해 종합적인 생태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인위적인 훼손을 막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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