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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 고어, 중재자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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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 고어, 중재자로 급부상

입력
2008.02.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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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혈투가 8월말 전당대회 이전에는 결판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재자’로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떠오르고 있다.

경선을 모두 치르고도 최종 승자가 가려지지 않을 경우 ‘대선 출정식’이 돼야 할 전당대회가 사활을 건 표 대결과 그에 따른 후유증으로 ‘분열의 현장’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최근 민주당에서는 지도부 중재로 전당대회 전에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만약 양 진영 모두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2,025명) 확보에 실패, 슈퍼 대의원(796명)에 의해 대선후보를 가리게 되면 ‘경선에서 나타난 표심을 왜곡한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민주당 대선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고어 전 부통령은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에게 아깝게 패한 당내 거물인데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현실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중재자로 제격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경선을 중도 포기한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 등이 이미 고어 전 부통령과 만나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는 당내 경선에 개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재가 성공하려면 지도급 인사 모두 중립을 지켜야 하나 에드워즈 전 의원은 17일 노스캐롤라이나 집으로 찾아온 오바마 의원을 만났다. 중재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고어 전 부통령과 힐러리 의원 부부의 개운치 않은 인연도 중재의 효과를 의심케 한다.

고어 전 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힐러리 의원 선거운동에 지나치게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고 있으며 클린턴 전 대통령은 고어 전 부통령이 2000년 부시 대통령과 대결할 때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을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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