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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49년 권좌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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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49년 권좌서 퇴장

입력
2008.02.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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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를 철권 통치해 온 피델 카스트로(81) 국가평의회 의장이 19일 모든 권좌에서 공식 물러났다.

쿠바공산당 기관지인 ‘그란마’는 이날 카스트로가 국가평의회 의장직과 군 최고사령관직에서 사임한다고 보도했다. 그의 사임은 1959년 1월 미국의 지원을 받던 풀헨시오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리고 공산당 정부를 세운 지 49년, 2006년 7월 장출혈로 쓰러진 후 동생 라울 카스트로(78) 국방장관에게 임시 지도자 자리를 맡긴 지 19개월 만이다.

카스트로는 자필 서명한 성명서를 통해 “나는 국가평의회 의장과 군 최고사령관직을 바라지도 않고 받아들일 의사가 없다”며 “유일한 바람은 한 사람의 군인으로서 내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카스트로의 사임은 쿠바가 ‘민주주의 체제’로 이행을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2년 전 장출혈로 쓰러진 이후 공식 석상에는 등장하지 않아 사실상 정계를 은퇴한 상태였다.

쿠바 의회는 24일 의회에서 새 국가평의회 의장을 선출할 예정인데, 후임에 동생 라울 카스트로 장관이 선출될 것이 확실하다.

카스트로는 32세 때인 59년 혁명을 통해 집권한 후 줄곧 미국 정부와 극단의 대척점에 서 왔다. 61년 미국이 카스트로를 축출하기 위해 쿠바를 침공한 ‘피그만 사건’이 발생했고, 62년에는 ‘미_소 미사일 위기’의 무대가 돼 냉전의 최전선으로 주목 받았다.

카스트로는 집권 이후 문맹 퇴치에 앞장서고 국민건강보험 체제를 도입하는 등 책임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지만, 동시에 수천명의 반체제 인사를 투옥하고 사유재산을 압수하는 등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독재자라는 비판도 받았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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