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을 제대로 잡았으니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가능성을 바라보는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훈수다. 신 연구위원은 17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은이 이 달 콜금리를 동결하고 (인하 여부를) 조금 지켜보겠다는 입장인데 가능한 빨리 다음달이라도 콜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심은 금리 인하로 방향을 정한만큼 리스크 확대 방지를 위해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보다 먼저 미국과 영국이 정책금리를 내렸고 유럽연합(EU)도 곧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외 금리 차 확대로 인해 외국자본이 한꺼번에 몰렸다가 급격히 빠질 가능성이 높은 국내 채권시장의 불안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예방(금리 인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성태 한은 총재는 얼마 전 미국과 우리나라의 정책금리 차이 확대(2%포인트)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 우려에 대해 “외자 유입은 금리차뿐 아니라 환율 등 여러 요인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갑자기 크게 늘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신 연구위원은 “이 총재의 언급은 지금 상황이 그렇다는 것”이라며 “증시에서 이익을 실현한 외국인이 빠져나가는 게 많아 환율이 오히려 올랐지만 이제 외국인의 증시 이탈은 마무리되는 상황이라 국내 채권시장으로 들어올 돈이 더 많아졌다는 계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환율이 낮아질 가능성도 높아졌고 시장 반응도 이미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니 주저할 필요 없이 선제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며 “늦으면 늦을수록, 지체하면 지체할수록 나쁘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한 ‘국내외 금리차 확대와 통화정책 방향’ 보고서에서도 선제적 금리 인하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12월말 0.6%이던 외국인 채권 보유비중은 올 1월말 기준 4.9%로 크게 늘었다. 외국인의 하루평균 채권 순매수 금액도 2년 전 72억원에서 올 1월에는 1,543억원으로 급증했다. 신 연구위원은 “선제적인 금리 인하가 경기활성화뿐 아니라 금융시장 안정,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차단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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