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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엔날레 9월 6일 개막/ 키워드는 '낭비'… 난해한 미술의 난무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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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엔날레 9월 6일 개막/ 키워드는 '낭비'… 난해한 미술의 난무 성찰

입력
2008.02.18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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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째를 맞는 2008 부산비엔날레가 도발적인 전시 주제를 내놨다. ‘낭비(Expenditure)’다. 생산, 절제, 축적, 획득 등 현대사회의 목표지상주의적 가치관을 전복하는 프랑스 철학자 조르주 바타이유의 개념을 차용해 세계 도처의 무수한 비엔날레들이 과연 새로운 미술을 생산해내고 있는가를 성찰하자는 취지다.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회(운영장 이두식)는 “30개국의 작가가 참여하는 부산비엔날레가 ‘낭비’를 주제로 9월6일부터 11월15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광안리 해수욕장 등 부산 일원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바타이유의 ‘낭비’는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사회ㆍ문화적 질서와 가치들이 항상 과잉되게 생산되므로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들을 무목적적, 비생산적으로 ‘낭비’, 해체해야 한다”는 개념. 부산비엔날레는 ‘다르게 보거나 적게 이해해도 좋은’ 이런 ‘낭비’의 작품들을 통해 새롭고 난해한 작품들을 앞세우는 기존 국제비엔날레들의 생산ㆍ계몽주의 일변도에서 벗어나 예술 향유층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본 전시는 ‘현대미술전’(전시감독 김원방 홍익대 교수)과 광안리 해변에서 열리는 ‘바다미술제’(전시감독 전승보 독립 큐레이터), APEC 나루공원에 설치되는 ‘조각 프로젝트’ 등 3개 전시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용백(42), 모리무라 야스마사(57), 나이젤 롤페(58), 케니 헌터(46), 리 지앙쿤(36) 등 30개국의 작가가 참여해 200여점의 회화, 설치, 조각,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공교롭게도 이번 부산비엔날레는 9월 5일 시작하는 광주비엔날레와 시기가 겹친다. 그러나 참여작가는 겹치지 않는다. 국내작가와 외국작가의 참여 비율은 3대 7 정도가 될 예정이다. 이두식 운영위원장은 “광주와 달리 여러 장소에서 분산돼 열리는 부산비엔날레는 돌아다니면서 즐기는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광주와 부산을 오가며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김원방 현대미술전 감독은 “기존 비엔날레가 새로운 미술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는 판타지를 심어주는 것과 달리 부산비엔날레는 ‘낭비’를 통해 역으로 예술이 생산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성찰해볼 수 있는 자기반성적인 개념도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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