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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 이발사' 청와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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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 이발사' 청와대 간다

입력
2008.02.18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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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 기술에 자신 있는데 대통령 앞에서 떨 이유가 없죠.”

이명박 당선인의 청와대 이발사가 낙점 됐다. 주인공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내 헬스 클럽에서 29년 째 일해온 50대 후반의 박종구씨. 헬스 클럽 회원이었던 이 당선자가 운동 후 이발소에 들르며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었다. 박씨는 “30년을 일해왔기 때문에 회원이었던 당선인을 알게 됐을 뿐”이라며 당선인과의 친분에 대해 말을 아꼈다.

29년 경력의 베테랑 이발사 박씨는 자신의 이발 기술과 감각에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손님에게 ‘어떻게 깎아 드릴까요’라고 묻지 않고 손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머리 스타일을 해준다”며 “내 기술에 자신이 있다면 대통령 앞이라고 떨 이유가 없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 당선인이 후보 시절 즐겨 찾았던 롯데호텔은 정계와 재계 인사들이 각종 모임을 여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유명 재벌그룹 회장과 정치인들 사이에 헬스클럽 이발사 박씨는 이미 유명인이다. 박씨는 “작고한 정주영 회장 머리를 직접 깎았다”며 “정치인들은 주로 일 얘기 보단 신문에 나온 재미있는 기사를 얘기하곤 하는데, 정 회장은 이발 중에도 사업 얘기를 하곤 했다”고 전했다.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만큼 자식들에게 이발 기술을 전수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박씨는 “자식이 어렸을 때는 이발사를 하고 싶어하더니 요새는 안 한다고 하더라”며 웃음을 지었다. 박씨는 24일 29년 간 지켜온 일자리를 떠나 청와대에 둥지를 튼다. 그는 “별 일도 아닌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면 괜한 일로 (당선인께) 누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거듭 말했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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