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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T&G의 은희석이 17일 경기 전 조심스레 슈팅 훈련을 하고 있었다. 발등 부상으로 인한 통증이 발목까지 올라오면서 오른발 전체를 움직이는데 불편한 모습이었다.
"괜찮냐"는 질문에 "안 괜찮지. 아프지"라고 아무렇지 않은 듯 답하는 이 선수. 경기가 시작되니 과연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 온 몸을 던져 허슬플레이를 펼친다.
은희석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해 소속팀 KT&G와 식스맨으로서는 파격적인 연봉 2억9,000만원에 재계약을 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계약 직후 발에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KT&G는 은희석을 독일로 보냈고, '수술이 아니면 완쾌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아왔다. 그러나 평소 '은강쇠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를 불태우는 은희석의 입장은 단호했다. "그 많은 연봉을 받고 어떻게 재활만 하고 있겠냐"는 것.
"먹튀라는 소리는 죽어도 못 듣겠다"라는 그의 고집 때문인지, 은희석은 올시즌 내내 통증을 참아가며 KT&G의 상위권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KT&G의 유도훈 감독은 "쉬게 해주고 싶은데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해서 말리지도 못하겠다"고 말한다. '못말리는 은강쇠' 은희석이 별 탈 없이 시즌을 잘 치르고, 올 봄 행복한 새신랑이 될지 기대된다.
인천=허재원 기자 hooah@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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