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인은 “나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며 “경륜은 중시하지만 과거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승수 총리 지명자, 유우익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 내정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간사단 등 70여명을 대상으로 16, 17일 1박2일 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국정운용에 관한 합동워크숍’에서다.
이 당선인은 “자신의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철학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분위기를 잡았다. 이 당선인이 제시한 화두는 ‘변화’였다.
이 당선인은 “1970년대 이명박 사장, 80년대 이명박 회장, 90년대 정치인, 2000년대 서울시장이 되면서 저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며 “제가 변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에 저에 대한 여러가지 말이 나온다. 70년대 만난 사람은 저보고 환경을 무시하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2000년대 만난 사람은 저를 친환경적인 사람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김백준 청와대 총무비서관 내정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등 오랜 측근들을 슬쩍 쳐다본 뒤 “저와 함께 오랫동안 같이 일한 사람 눈치보면서 저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을 더 잘 알지 않겠는가 싶어서 가서 물어보는 것은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 당선인은 “과거는 매우 중요하지만 참고일 뿐”이라며 “경험이 많다고 해서 경험에 집착하면 오히려 일을 거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인은 특히 공무원의 안이한 자세를 질타했다. 그는 “회의에서 공무원들 열심히 메모하는 것을 가까이서 보면 낙서하고 있더라”며 “인수위에서도 꼭 누가 ‘빽’을 써서 온 사람들이 사고를 치더라”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교착상태에 빠진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대해 “이건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이다. 야당도 이런 과정을 밟으면서 변화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을 직시하고 이런 과정에서도 잘해나갈 수 있는 지혜와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정부개편에 따른 공무원 감축에 대해서는 “효과적으로 일하기 위해 줄이는 것이다. 하부조직도 화학적 통합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25일 이전에 공직자를 어떻게 활용하고 실질적으로 축소할 수 있는지 명확한 방침을 빨리 설정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이 당선인은 16일 밤 참석자들과 원내 식당에서 30여분간 두부김치를 안주로 소주를 섞은 폭탄주를 마시며 스킨십과 팀워크를 다졌다. 17일 아침에는 교육원 대운동장에서 함께 50여분간 조깅을 하기도 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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