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신임 사장으로 엄기영 전 <뉴스데스크> 앵커가 내정되자 내부에서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13년 동안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아 MBC를 대표하는 얼굴인데다가 끊임없는 정치권의 영입 제의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점이 MBC의 대외적 이미지를 제고해 사장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뉴스데스크>
MBC의 한 중견기자는 “엄 사장 내정자가 보도국 기자들과 프로듀서, 기술, 경영 쪽 사람들하고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내부 구성원의 합의를 잘 이끌어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MBC 노조는 15일 엄 사장 내정자를 ‘공영방송 사수의 적임자’라면서도 “미지수로 남아 있는 엄기영 사장 내정자의 경영능력에 대해 구성원 내부에 적지 않은 걱정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지상파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디지털 전환과 프로그램 경쟁력 제고라는 난제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경영능력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기자도 “친화력은 있지만 카리스마가 부족해 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사장 선임 등 인사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권교체와 더불어 불거진 MBC 민영화 논란은 향후 엄 내정자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그도 사장으로 내정된 직후 기자들에게 “공영방송은 MBC의 생존 이유”라며 공영성을 강조한 바 있다. 프로그램의 공영성도 높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엄 내정자가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에는 안팎의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국가기간방송법’ 등 민영화의 불씨가 여전히 MBC를 옥죄고 있다. 민영화를 줄곧 제기한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아 총선후 이 문제가 본격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이산> , <뉴하트> 등의 시청률이 높은 인기 드라마들이 막을 내리는 것도 악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취임과 더불어 경영 성과의 급격한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 MBC의 한 프로듀서는 “대부분의 사장들이 취임 초기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바로 인기드라마의 종영이었다”며 “민영화 논란은 무능경영에서 불거지는 만큼 성과하락은 민영화라는 소용돌이를 몰고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하트> 이산>
이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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