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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석연치않은 對中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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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석연치않은 對中 압력

입력
2008.02.18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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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인권ㆍ외교정책, 공해 및 식품안전 불감증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스티븐 스필버그 등 유명 인사들이 중국의 다르푸르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가 하면 미국과 영국 정부는 자국 선수들에게 공해 저감 마스크를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공세가 반드시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먼저 마스크 지급 계획은 너무 이르다. 베이징시는 올림픽 전 차량 2부제, 매연차량 운행 금지 등 특유의 밀어붙이기식 대책을 편다. 8월 베이징 공기는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미국은 또 베이징 시내에서 구입한 닭고기에서 스테로이드가 과다 검출된 것을 이유로 육류공수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중국은 각국 선수들이 섭취할 식재료를 따로 기를 것이라고 한다.

자국 선수의 건강을 지키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일방적으로‘마스크 착용’과 ‘닭고기 공수’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무례일 수 있다.

수단 다르푸르 사태의 경우 중국은 자원 확보를 위해 각국 내정에 관여하지 않는 정책을 취해왔다. 하지만 20만명의 양민이 살해되면서 국제적 압력을 받자 중국은 다르푸르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등 나름대로 국제사회의 우려에 귀 기울이는 모양을 취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까지 나타나자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급기야 “IOC는 정치적 결사체가 아니라 스포츠 기구”라고 차단막을 치고 나섰다.

중국의 인권문제나 환경문제에 눈을 감자는 얘기가 결코 아니다. 중국의 자체 노력을 외면한 일방적 공세는 스포츠 교류의 장인 올림픽을 과도하게 정치 공세의 장으로 변질시킬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인들은 서구의 최근 공세에서 냉전 이후 중국 위협론이 확대 재생산됐던 일들을 떠올리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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