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은 교사, 학생, 학부모는 물론 전 국민의 관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국가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내실화와 고품질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모두 공감하고 있다.
학교교육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성과라고 할 수 있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 결과에 따른 적절한 처방이 선행되어야 한다.
1960년대부터 학업성취도에 대한 국가 수준의 진단과 처방의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강조되어 왔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것은 그동안 정부나 교육당국이 주어진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다음 주 출범할 이명박 정부가 이 일을 제대로 시행해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학업성취도 평가에 관한 몇 가지 사항을 제언하고자 한다.
■ 법 근거 만들고 대상도 늘리길
첫째, 학업성취도에 대한 국가 수준의 진단과 처방을 위한 법적 근거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위한 법적 근거가 불분명할 경우 특정 교원단체가 반대하거나 단위학교 또는 시ㆍ도교육청의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으면 시행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는 특정 학년의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는 학업성취도가 학생 개개인의 학습 개선과 진학 및 진로 지도에 매우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지난 정부에서도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시행하였으나, 3학년 학생의 3%만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나머지 97%의 학생들에게는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못했다.
개별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초등학교 3학년과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하되, 해당 학년 전체 학생들을 평가해야 할 것이다.
셋째, 평가 결과를 공개하여 단위학교나 시×도교육청의 교육 경쟁력 및 책무성 제고에 기여해야 한다. 아울러 일정 기간 학업성취도가 향상된 정도를 학교평가나 시×도교육청 평가의 중요한 평가요소로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일반 국민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학교나 거주지역을 선택할 때 그러한 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넷째,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 새로운 교육정책의 성과를 파악하는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교육의 지방자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ㆍ도교육청과 단위학교의 자율성은 확대하되 그에 따른 책무성을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교육여건이나 환경이 열악한 지역이나 학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되, 지원에 따른 성과를 파악하기 위한 근거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학업성취도 평가가 공교육의 내실화와 고품질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개별 학생에 대한 추이(推移)분석 등을 통해서 기초학력 미달자를 줄이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더 높이기 위한 교사나 학교 간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에서도 성과에 따른 차별적 보상체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법적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학교교육 개선에 필수적 조치
인간은 누구나 평화와 행복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러한 평화나 행복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마쓰시타 그룹의 창업자였던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 幸之助)가 늘 강조했던 것처럼, 평화와 행복은 번영하는 사회에서만 있을 수 있다.
지속적으로 번영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개선ㆍ발전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이제부터라도 주기적으로 학업성취도에 대한 국가 수준의 진단과 처방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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