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서 지음, 심규호ㆍ유소영 옮김황소자리 발행ㆍ388쪽ㆍ1만3,000원
라오서(老舍ㆍ1899~1966)는 루쉰(魯迅), 마오둔(茅盾)과 함께 중국 근대문학의 대표 작가로 꼽힌다. 중문학자 최순미씨는 “1920년대 이후 중국 근대화의 세 주역인 신사(紳士ㆍ신흥 지식인), 시민, 민중을 각각 대변하는 작가가 루쉰, 마오둔, 라오서”라고 말했다.
그 자신 도시 빈민가 출신으로 중국문학사상 가장 서민적인 작가로 꼽히는 라오서는 생전 13편의 장편과 5권의 단편집, 다수의 미출간 소설을 쓰면서 도시 하층민의 삶을 풍자와 해학의 필치로 묘파했다. 그런 그가 문화대혁명의 광풍 속 홍위병들에게 맞아 죽었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1936년 발표된 장편 <낙타샹즈> 는 라오서가 대학 교수에서 전업 작가로 돌아선 후 처음 발표한 소설로, 45년 미국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는 등 구미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낙타샹즈>
중국 공산당 정부에 의해 강제로 수정되고 라오서 사후엔 금서로 지정됐던 이 소설은 78년 작가의 복권과 함께 초판본이 복간됐고, 99년 홍콩 <아주주간> 선정 ‘20세기 중국문학 베스트 100’에선 3위를 차지했다. 아주주간>
<낙타샹즈> 는 베이징의 인력거꾼 샹즈의 비참한 생애를 다루고 있다. 조실부모하고 배움은 짧지만 샹즈는 부지런히 벌고 아껴 자기 소유의 인력거를 마련한다. 하지만 전쟁통에 인력거를 비롯한 샹즈의 전 재산이 사라진다. 낙타샹즈>
병사들에게 붙잡혔다가 간신히 탈출하며 끌고온 낙타 세 마리는 샹즈에게 없던 성(姓)만 붙여줬을 뿐 재기 밑천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광포한 시대 변화, 비정한 도시, 비극적 결혼 생활 속에서 샹즈는 건전한 성품을 잃고 타락해간다. 라오서는 이처럼 부조리하고 폭력적인 사회의 수레바퀴에 의해 희망이 으깨어진 도시 하층민의 파국적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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