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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한국철학의 계보' 낸 철학자 김교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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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한국철학의 계보' 낸 철학자 김교빈

입력
2008.02.1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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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공을 들이더군요. 깜짝 놀랐어요.” 철학자인 호서대 김교빈(55ㆍ문화기획학과) 교수는 일본인의 꼼꼼한 마음 씀씀이와 치밀한 시스템을 확인했다. 2003년 발행된 자신의 책 ‘한국 철학 에세이’(동녘)가 최근 니혼효론샤(일본평론사)에서 ‘한국 철학의 계보’라는 제목으로 일역 출판되기까지의 과정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번역자인 재일교포 김명순씨와 편집자는 틈만 나면 질문을 해 왔고, 최종 감수자인 도쿄대 철학과 오가와 하루히사(小川晴久) 교수는 세 번 묻더군요. 번역은 대만족이입니다.” 불교와 유교에 눌려, 한국에는 고유 철학이 없다는 식민사관을 뒤집는 이 번역서가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다는 일본측의 전언도 들려 온다.

“북한의 사상 체계를 총괄하는 연구가 앞으로의 학문적 과제예요.” 한국 철학자로서 향후 10년 걸릴 것으로 예견되는 총정리 작업 중 하나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 사상가들을 관류하는 맥을 추적해 오는 ‘강좌 한국 철학’ 시리즈의 발간 작업에서 박종홍, 함석헌 등 사상가들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결국 내 학문의 연원을 캐내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에게는 현실이 철학이고, 철학이 현실이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을 밝힌 것이나, 전시작전권 이양을 유보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이나, 삼성 비자금 건과 관련해서는 전국철학앙가주망네트워크의 일원으로 지난해 11월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격문을 발표한 것 등이 그렇다. 교양 철학서인 ‘동양 철학 에세이’가 논술 준비붐에 15만부가, ‘철학에세이’가 80만부 팔린 것도 그의 철학적 현실성을 웅변한다.

그러나 일반인에게 그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재단법인 민족의학연구원 원장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특히 거기서 운영하는 ‘문턱 없는 밥집’은 5,000원 상당의 유기농 비빔밥을 도시 빈민이나 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 계층을 위해 제공한다. “공짜도 됩니다.”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계기가 됐던 1979년 YH야학에서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한 해 전 졸업한 그는 교감이었다. “경찰 진압으로 추락사한 후배 김경숙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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