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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그루지야 '화해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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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그루지야 '화해의 봄'

입력
2008.02.1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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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 구 소련 해체 이후 가스 공급과 국경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처음으로 화해의 메시지를 교환했다.

14일 AFP통신에 따르면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러시아측으로부터 양국 국경 지대의 검문소를 개방하고 인적, 물적 교류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그 대가로 러시아가 추진하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사카슈빌리 대통령과 정치, 경제 분야의 민감한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두 나라의 발표는 지난달 초 대선을 통해 재집권한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경제난과 인플레 극복 방안의 하나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천명하면서 예고돼왔다.

2003년 장미 혁명으로 집권한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추진하는 등 친미, 친유럽 노선을 표방했다. 러시아가 이에 국경 봉쇄와 천연가스 공급 가격 인상 등으로 보복하자 WTO에 가입하려면 주변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라는 이 기구 집행위원회의 권고를 활용, 러시아의 WTO 가입을 반대하는 등 맞대응 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대 러시아 강경 노선이 인플레와 경제난을 초래하자 이에 항의하는 민중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91년 구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그루지야 내 남오세티아의 독립과 국경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남오세티아는 그루지야에 속해있지만 주민의 대다수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등 친 러시아 성향을 갖고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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