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이 물가인상 압력에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차이나 데일리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은 금리 수준이 낮은 반면 물가는 상대적으로 높다”는 판강(樊綱) 중국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했다. 보도 후 중국 증시는 당국의 강력한 긴축정책을 예상하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세계 각국이 미국 발 신용경색 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고자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가운데 중국이 금리 인상을 고민하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징후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6.9%의 물가인상률을 기록한 이후 물가고공행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난달 설 대목과 중ㆍ남부 내륙의 폭설로 농산물을 비롯한 식료품 가격이 급등, 1월 인상률이 7%선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판강 위원이 “단기예금 금리는 물가인상률을 감안한다면 마이너스 금리”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1월말 시중 총통화량(M2)도 지난해 동기 대비 18.9%나 증가, 지난해 12월의 증가율 16.7%를 크게 웃돌아 시중 통화량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은행의 지급 준비율을 높이는 경미한 조치가 아닌 금리 인상이라는 고강도 처방을 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
중국은 그러나 금리를 올릴 경우 나타날 부작용을 우려해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주름살이 생기는데다, 국제투기자금이 금리 3.5% 선의 미국보다 5% 수준의 중국으로 몰려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세계에 두 가지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하나는 중국의 물가 인상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금리 인상을 단행할 만큼 중국의 성장 동력이 튼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재는 거들떠보지 않고 악재만 반영하는 현 세계 증시는 중국의 금리 인상을 좋지 않은 쪽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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