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단장회의서 가입금 20억 납부 약속12억원 밖에 안 내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이하 센테니얼)이 하루만에 또 다시 말을 뒤집었다. 당초 내기로 약속한 가입금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를 납부, 신뢰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센테니얼 이장석 대표는 15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을 직접 방문, 한국야구위원회(KBO)에 8구단 창단 가입금(120억원)의 10%인 12억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박노준 센테니얼 단장은 지난 14일 야구회관에서 열린 단장 회의에 옵서버로 참석, 20억원을 납부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구단 단장은 센테니얼이 12억원을 납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제 분명히 20억원을 낸다고 해놓고 하루 만에 약속을 어긴 것을 이해할 수 없다. 19일 열리는 이사회에서도 문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B구단 사장도 “황당하다. 느낌이 이상하다”며 “상식 밖이다. 이사회에서 전후 사정을 따져 볼 것”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노준 단장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올시즌 메인 스폰서를 잡지 못하더라도 자체 비용으로 충분히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 메인 스폰서로부터 돈을 받아 가입금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창단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입금을 전액 납부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구단 단장들과의 첫 공식 만남에서 20억원을 내겠다고 공언해놓고 12억원 밖에 납부하지 않은 것은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돈을 적게 낸 것이 문제가 아니라 틈만 나면 풍부한 자금력을 자랑하던 센테니얼이 무슨 사정으로 하루만에 ‘식언’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센테니얼의 말 뒤집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노준 단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홍콩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기업과 메인 스폰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연간 120억 원 이상의 5년 장기 계약이다. 그러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11, 12일께 메인 스폰서를 최종 발표하겠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밝혔다.
박 단장은 당시 한 언론에서 홍콩계 웹홀딩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기자들의 거센 공개 요구에도 불구하고 “기업명과 계약 조건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단장은 5일 현대 선수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웹홀딩이라는 회사와 계약을 했고 계약금조로 50억원을 받았다. 수표로 받았기 때문에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현금으로 바꿔 창단 작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설 연휴가 끝났지만 상황은 또 바뀌었다. 박 단장은 14일 단장회의에 참석한 후 “새로운 3, 4개 국내 기업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다음 주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태도를 번복했다. 박 단장은 홍콩계 기업과 협상이 깨진 이유로 기업명 공개와 현대 선수단의 반발을 들었지만 최소 600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이 결렬된 이유로는 설득력이 없었다. 계약금조로 받았다는 50억원은 어떻게 됐는지도 설명이 없었다.
KBO는 일단 이사회 하루 전날인 18일 오후 하일성 사무총장이 이장석 대표를 다시 만나 나머지 계약금 완납 계획을 전달 받을 예정이다. 이상일 운영본부장은 15일 전화통화에서 “센테니얼이 가입금을 1차로 얼마 냈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남은 금액을 언제까지 완납하느냐가 이사회에서 8구단 창단을 승인하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센테니얼이 어제 단장회의에서 20억원을 내겠다고 했다가 12억원 밖에 납부하지 않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 야구계 인사는 “센테니얼이 잇단 말 바꾸기로 쓸데 없이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과연 이런 것이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이냐”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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