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2000년 일본에서 열린 9회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일방적인 편파 판정으로 인해 번번이 아시아핸드볼연맹(AHF) 회장국인 쿠웨이트에 우승컵을 내줬던 한국. 그러나 스포츠 정신을 망각한 AHF의 전횡이 철퇴를 맞으면서 아시아핸드볼선수권 우승컵을 되찾아올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김태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17일부터 이란 이스파한에서 열리는 제13회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한ㆍ중ㆍ일 등 동아시아 3국과 중동 7개국 등 총 10개 팀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5개 팀씩 두 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팀이 준결승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은 일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B조에 속했다.
이번 대표팀은 윤경신(함부르크)과 조치효(바링겐) 한경태(오트마) 등 유럽파 3명이 빠졌지만 일본파 백원철과 이재우(이상 다이도스틸), 신예 정수영(인천도시개발공사) 등이 건재해 전력은 탄탄하다. 여기에 최근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철벽 수문장’ 강일구(인천도시개발공사)가 골문을 든든히 지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이전과는 달리 국제핸드볼연맹(IHF)의 통제 아래 치러지기 때문에 더 이상의 편파 판정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AHF는 당초 IHF의 심판 배정 방침을 거부해왔지만, 15일 IHF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IHF가 이번 대회에 경기 감독관을 파견하고 심판 배정의 전권을 행사하게 됐다. IHF는 AHF의 수용에 따라 내년 크로아티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의 아시아지역 예선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던 결정 또한 철회할 예정이다.
김태훈 감독은 “판정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만의 경기를 펼치겠다. 한국 핸드볼이 아시아 최강임을 입증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14일 오후 격전장인 이란으로 출국한 한국 핸드볼 대표팀은 현지 적응을 거쳐 17일 UAE와 첫 경기를 갖는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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