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가칭)과 한나라당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명박 당선인이 16일까지 여야 협상을 지켜본 뒤 17일 국무위원 내정자들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강행키로 해 협상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무위원 내정자들과의 공개 행사는 사실상 조각(組閣) 명단을 발표하는 것이어서 통합민주당은 "야당을 무시한 초법적인 행태"라며 강력 반발했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15일 삼청동 인수위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부 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여야의 협상결과를 더 지켜보기 위해 16일 새 정부 국정철학 공유를 위한 워크숍엔 청와대 수석비서관 내정자와 인수위원들만 참석하고, 국무위원 내정자들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2일차인 17일에는 협상 타결여부에 관계없이 국무위원 내정자들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 대변인은 "(국무위원 내정자들의 참석을 하루 늦춘 것은) 혹시 상대당을 자극할 수도 있고 협상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지적이 제기돼 협상결과를 좀 더 지켜보도록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16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조각을 기정 사실화해 통합민주당의 반대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이 당선인의 최후통첩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초법적이고 탈법적인 행위이며 일방 통행식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인다"며 "야당과 국민들의 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또"이 당선인측이 과연 협상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통합민주당 김효석,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도 "오늘은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며 협상을 일단 중단했다. 안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갑자기 해양수산부를 양보할 수 없다고 세게 나오니까 김 원내대표가 딜레마에 빠졌다"며 "손 대표는 권한을 위임 받은 원내대표에게 맡기고 (협상에서) 손을 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통합민주당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조직 개편안은 국회의 원내 교섭단체와 제 정당들이 해결을 해야 할 문제"라며 "이 당선인이 (협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양당이 총선을 불과 50여일 앞두고 새 정부의 파행 출범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어 어떻게든 접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양당은 16일 원내대표간 회동을 갖고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며, 비공식 채널을 통한 물밑 협상도 병행할 것으로 알려져 이날이 조직개편안 타결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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