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도 배달이 되나요?
청와대도 배달은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호상의 문제로 거쳐야 할 절차가 번거로워 거의 시켜 먹지 않습니다. 자장면을 시켰는데 배달원의 신분 확인하고 요리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검식까지 거친다면 이미 자장면 면발은 퉁퉁 불어 있겠죠. 대통령이 청와대로 가기 전 자주 들르던 단골집 음식이 생각날 때면, 경호실에서 직접 방문해 포장구입을 하기도 한답니다.
-영부인도 요리를 하나요?
많은 시간을 함께 한 부부로서 대통령의 입맛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영부인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들이 많은데요. 손수 요리를 하실 때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라면이나 과일주스 등 간단한 것에 한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운영관을 통해서 요리를 주문합니다. 요리사 관사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 대통령이 야식을 먹고 싶을 때는 수시로 찾는다고 합니다.
-청와대에서도 김장을 하나요?
청와대에서도 김치는 직접 담가 먹습니다. 보통 500~600포기, 많으면 800포기 정도의 김치를 담급니다. 가끔 ‘청와대 김장하는 날’이라는 뉴스도 보셨을 겁니다. 재미있는 것은 대통령 취임식 날 아침은 퇴임하는 대통령을, 점심은 새로 취임한 대통령을 대접해야 하기 때문에 김치의 종류와 맛도 바뀐답니다. 과거 경상도 출신 YS에서 전라도 출신 DJ로 바뀔 때, 점심 때 젓갈이 많이 들어간 김치가 식탁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청와대에는 커피나 녹차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이 있나요?
차의 종류를 결정해 접견실에 놓는 것도 청와대 요리사들의 몫입니다. 대통령과 영부인은 많은 사람들의 접견을 받죠. 찾아오는 사람은 많은데 대통령과 영부인의 몸은 하나이니 그때마다 차를 마신다면 ‘물배’ 채울 노릇입니다. 그래서 몇 잔 마시다 사람 수가 늘어나면 거의 마시지 않은 채 돌아온다고 하네요. 마시는 차의 종류는 모두 대통령이나 영부인에게 맞춥니다. 대통령이 녹차를 마시는데 “난 커피”라고 말하는 방문자는 없답니다. 주는 대로 마시는 거죠.
-대통령은 보양식으로 주로 어떤 것을 먹나요?
최고 통치자로서 대통령은 항상 진수성찬을 즐길 것이라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 일했던 대부분의 요리사들은 대통령을 위한 특별한 보양식은 따로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제철 음식이 보양식이라는 거죠. 흔히 말하는 보신탕, 보양탕 등은 없습니다. 주치의로부터 가끔 육류를 줄여달라거나 위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만들어 달라는 등의 주문이 들어오는데, 그렇게 만든 음식이 보양식이라면 보양식이겠네요.
-대통령이 바뀌면 식기 등 부엌살림도 바뀌나요?
영빈관 등에서 국빈 대접에 사용하는 식기에는 봉황이 그려져 있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서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통령 관저에서 사용하던 식기들은 바뀝니다. 이 식기들은 국가 기물에 속하기 때문에 가지고 나갈 수는 없고 따로 보관됩니다. 새로운 식기도 우리가 보통 접할 수 있는 자기류로 채워진다고 합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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