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이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양측 모두 부담이 큰 터라 주말을 거치며 접점을 찾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그간 양측 내부의 강경파와 온건파가 갖고 있는 협상카드는 대부분 드러났다. 일정한 타협의 여지도 있어 보인다. 물론 이명박 당선인과 손학규 대표가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게 부담이다.
한나라당과 인수위의 경우 일각에서 원안 고수를 주장하지만 대체로 일정한 양보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중요성을 감안, 해수부 폐지를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듯하다. 강경론자들은 여성부ㆍ농진청도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다만 여성부는 양성평등위를 장관급으로 격상시키고, 정부출연기관으로 전환되는 농진청에 대한 재정 지원을 계속하는 대안을 준비했다. 온건론자들은 여성부ㆍ농진청을 존치시켜서라도 새 정부가 원만하게 출범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통합민주당도 강온 기류가 섞여 있다. 강경파는 3개 부처 모두 살리자고 주장한다. 이에 비해 온건파는 3개 부처 가운데 해수부ㆍ농진청 존치, 양성평등위의 장관급 격상 수용 선에서 협상을 매듭짓자는 생각이다. 여성부ㆍ농진청을 살리는 선까지 물러설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14일 밤 이 당선인과 손 대표가 지명한 '핫라인'에서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는 듯했던 건 양측의 온건론이 테이블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나라당ㆍ인수위는 해수부 폐지 대신 여성부와 농진청 존치를 제안했고, 통합민주당은 이를 검토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한발씩 물러섰던 것이다.
협상이 재개되면 일단 해수부 문제가 핵심이 될 듯하다. 그러나 협상은 냉 온탕을 오간 뒤 한나라당이 14일 밤 의견이 접근했던 협상안을 다시 들이밀 개연성이 높고, 통합민주당의 수용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합민주당이 초반부터 해수부와 농진청 존치를 강하게 주장하면 상황은 훨씬 복잡해진다. 이 경우 이 당선인이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