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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한이, 민국씨' 최·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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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한이, 민국씨' 최·성·국

입력
2008.02.1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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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나는 '웃음 전도사'"알고 보면 단막극 30여편 출연 정극배우"휴먼연기 위해 애드리브 한번 않고 촬영

“사람들이 보기 힘들어하더라고요. 언제 웃길 거냐고 문자 와요.”

배우 최성국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한다. 베스트극장 등 단막극이나 <전설의 고향> 이 케이블 채널에서 재방송이 될 때면 최성국의 ‘코믹하지 않은’ 연기를 보다 지인들이 어색해 한다는 것이다.

최성국은 ‘최성국표 코미디’를 구사하기 전까지는 정극 배우였다. 1994년 SBS 공채로 데뷔했으니 별로 놀랄 일도 아니건만 낯선 것은 사실이다. 최성국은 “제가 알고 보면 단막극 미니시리즈 합쳐서 30여 편에 출연했었다고요”라고 말했다.

최성국은 가끔 ‘왜 변신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멜로 연기를 하다 코미디를 하는 이유를 물을 때 종종 그렇다. 또는 14일 개봉된 영화 <대한이,민국씨> (감독 최진원ㆍ제작 퍼니필름)처럼 휴먼 드라마를 하는 모습을 본 사람은 ‘코미디에서 휴먼으로 변신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마주치곤 한다.

정작 최성국은 자신은 진지하지만 마주한 이에게는 웃음을 자아내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저 물 흐르듯 살아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내가 어떤 스타일로 바꾸겠다거나 이런 연기를 해 보겠다는 생각은 1초도 해 본 적이 없어요. 직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저 나에게 그런 역할을 주니까 하는 거죠. 천직이라고 생각한다면 독립영화나 대학로 연극판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왜 코미디로 전향했냐고 하면 사실 할 말이 없어요.”

최성국은 <대한이,민국씨> 에서 자폐성 장애,이른바 발달장애를 가진 대한이를 맡았다. 언뜻 코믹 연기를 했을 법 하지만 그는 오히려 감독과 시나리오가 원하는대로 단 한 번의 애드리브 없이 연기에 임했다. <색즉시공> 을 촬영할 때 현장에서 대부분 토의를 거쳐 연기를 하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물론 최성국 공형진이 같이 출연해 폭발적인 코미디를 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시나리오가 휴먼이었거든요. 사실 나는 좀 겁났었죠. ‘최성국 스타일의 코미디’, 즉 진지한데 웃긴 것을 안 해도 될까 싶기도 했지만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최성국이 3년전 이 시나리오를 택했을 때는 코미디였지만 수정 과정에서 휴먼 드라마로 바뀌었다. 최성국은 바뀐 시나리오에 맞춰 담담히 연기를 했다. 최성국은 대한이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앞머리를 가지런히 자르고 일명 ‘바가지 머리’를 했다.

“제가 먼저 제안하고 머리 자르는 순간 후회했죠. 제작자랑 감독님이랑 머리 자르는 데 와서 보시니까 못하겠다고 할 수도 없고….세 달 군산 전주에 그런 머리로 가 있으니 아무도 못 알아보던데요. 그리고,무척 어리게 보던걸요.”

최성국은 “원래 꿈은 한적한 곳에서 카페 주인을 하는 것이었요. 아마 그랬으면 오히려 편하게 살았을지도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좌우명을 묻는 질문에 “침대에 ‘오늘 하루 촬영이 내 마지막 촬영이 될 수도 있다’고 붙여놓았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욕심많은 배우임에 분명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스포츠한국 이재원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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