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2인자이자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 실장인 이학수(62ㆍ사진) 부회장이 14일 특검에 전격 소환돼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7시께 변호인과 함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도착해 4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국민 여러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자금 조성, 불법경영권 승계 등에 대한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 및 차명계좌 개설 주도 여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매각 사건 재판 과정에서 증거 조작과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불법 행위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최측근으로 그룹 내 주요 의사 결정과 재무를 총괄하고 있어 특검팀의 핵심 조사 대상으로 지목돼 왔다.
삼성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는 “이 부회장은 전략기획실 김인주 사장, 최광해 부사장 등과 함께 비자금 조성의 핵심 라인”이라고 주장했고, 참여연대 등은 이 부회장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이 회장 일가의 과세 내역 확보를 위해 전날 법원에 청구한 국세청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았다. 압수수색 대상은 국세청이 이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이부진 신라호텔 전무 등에게 과세한 증여세, 양도소득세 내역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세청이 이 회장 일가 과세를 위해 파악해 놓은 부동산 거래 내역, 주식 변동 내역 자료에 대한 영장은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특검팀 검사 1명, 수사관 2명은 이날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 받아 경기 수원시에 있는 삼성전자 경영지원센터를 압수 수색, 전현직 임원 신상 자료, 주주 명부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박상진기자 okome@hk.co.kr박관규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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