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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손학규 "밀릴 수 없다" 예비 領袖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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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손학규 "밀릴 수 없다" 예비 領袖 힘겨루기

입력
2008.02.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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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과 관련, 이명박 당선인을 향해 바짝 날을 세우고 있다. 강성 야당 투사가 된 듯하다. 이에 이 당선인도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태도다.

두 사람의 강경한 입장이 협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올 정도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손 대표를 겨냥, "제발 이성을 차려서 (협상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고, 통합민주당 최재성 대변은 거꾸로 "이 당선인이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상이 진통을 거듭한 15일 손 대표는 극도로 격앙됐다. 그는 오전 열린 통합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조각(組閣) 내용을 보도한 조간신문을 들어보이며 "법에도 없는 정부부처의 장관 이름을 비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이게 정치를 하자는 건지, 이게 야당을 대하는 신정부의 자세인지…"라며 버럭 화를 냈다.

이는 14일 밤 이 당선인측이 "여성가족부를 살리고 해양수산부를 폐지하자"는 안을 제시했다가 이 당선인의 반대에 부딪혀 다시 전화로 "없던 일로 하자"고 일방 통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당선인과 야당 대표간에 전화가 있었다고 발표할 거면 사전 양해가 있어야 했다"며 "야당을 진지하게 파트너로 생각 안 하고 여론몰이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당선인도 물러설 기미가 없다. 그는 "작은 정부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여성가족부 폐지안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이 당선인측은 지난달 17일 이 당선인이 직접 찾아가 협력을 당부했는데도, 손 대표가 자기 갈 길만 간다고 보고 있다. 12일엔 손 대표에게 만나자고 했다가 퇴짜까지 맞았다.

두 사람의 냉 기류는 협상과정의 갈등 외에도 지난해 3월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남은 감정적 앙금이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 이 당선인은 손 대표의 탈당 움직임이 있자 "안에 있어도 시베리아지만 나가도 추울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여론조사에서 이 당선인,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3위에 머문 손 지사의 처지를 빗대 한 말이다. 그 때 말이 가슴에 응어리로 남았는지 손 지사는 탈당 이후 정치환경을 '시베리아'에 곧잘 비유했다.

이 당선인과 손 대표의 대치는 협상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최대 요인이다. 하지만 협상에 실패할 경우 이 당선인으로서는 '반쪽짜리 정부' 출범을, 손 대표로서는 총선 역풍의 위험부담을 각각 안고 있다. 한솥밥 식구에서 국정 1인자와 야당 대표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저작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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