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 지역에서 대규모 유전개발과 10조원대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을 묶은 패키지 사업에 진출한다.
한국석유공사 쌍용건설 등 한국컨소시엄은 1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니제르반 바르자니 총리를 대표로 한 쿠르드자치정부와 10억~20억 배럴의 대규모 광구 4개에 대한 탐사와 SOC 건설을 연계한 사업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한국은 이미 탐사계약을 체결한 바지안 광구(매장량 5억 배럴) 외에 4개의 탐사광구를 추가 확보하는 것으로, 우리나라가 1,2년간 쓸 수 있는 10억~20억 배럴이 매장된 대규모 유전이다.
협상중인 4개 광구는 이라크 북부 최대 유전지대인 키르쿠크 인근, 수도 아르빌 인근, 바지안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석유공사측은 “탐사에 착수할 정확한 광구와 한국 컨소시엄의 구성과 지분은 MOU 체결 이후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컨소시엄에는 석유공사를 비롯해 삼성물산, 유아이에너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전개발과 병행되는 SOC 공사는 먼저 길이 450㎞, 2조원 규모의 자코-아르빌-술래이마니아간 4차선 고속도로 건설부터 착수할 예정이다. 쌍용건설, ㈜유아이이앤씨, 두산건설, 극동건설, 안흥개발 등 국내 5개 건설사로 구성된 SOC 컨소시엄은 3월중 아르빌에 사무소를 열 계획이다.
고속도로 건설에 이어 상하수도, 전력공급, 석유화학 플랜트, 병원, 학교 등 10조원 규모의 사회기반시설을 순차적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공사에 필요한 초기 소요자금 1억달러는 쿠르드 자치정부가 현금으로 대며, 잔여 공사비는 원유 또는 쿠르드 정부가 보증한 국제차관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이번 양해각서를 계기로 국내 건설사가 이라크 재건사업에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게 됐다”며 “공사가 원만히 진행된다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쿠르드와의 MOU 체결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적극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해 바지안 탐사계약 체결 후 이라크 중앙정부가 SK에너지에 원유 수출을 중단하는 등 외국기업의 자원개발 견제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와 관련 바르자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정부와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원기자 hee@hk.co.kr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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