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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와 불이 빚는 '칼의 노래'… 춘향골 대장간에 메아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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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와 불이 빚는 '칼의 노래'… 춘향골 대장간에 메아리치다

입력
2008.02.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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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남원에는 예로부터 널리 알려진 두 가지 명품이 있다.

하나는 광한루의 성춘향이요, 다른 하나는 매끈하고 단단하기로 유명한 남원 식칼이다.

남원 사람들은 성춘향의 아름다움을 대장간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이름의 명품 칼을 내놓기로 했다. 이름하여 남향일도(南香逸刀), '남원 춘향골에서 생산되는 뛰어난 칼'이라는 의미다. 남향일도는 현대식 공장의 기계를 통하지 않고 전통적 대장간 일곱 곳에서 빼어난 솜씨의 장인들이 손으로 만들어낸다.

땅땅땅….

쇠를 내려치는 소리가 경쾌한 전북 남원시 어현동 부흥식도 대장간. 두꺼운 장갑을 끼고 커다란 쇠망치로 잘 익은 감처럼 붉은 쇠를 담금질 하고있는 여자 대장장이 정길순(58)씨. 부흥식도의 사장이자 대표 대장장이다.

이른 아침부터 강추위가 몰아쳤지만 무쇠를 떡 주무르듯 하는 정씨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의 곁에는 모든 것을 전수 받고있는 사위 고종호(31)씨 등 4~5명의 직원이 있지만, 어떤 때는 혼자 모든 공정을 다 하기도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재미와 성취감이 더 커졌어. 내 손으로 만든 칼이 전국에서 쓰이니 얼마나 가슴 뿌듯한지.”

“살다 보면 힘든 일이 어디 한 두 가지인가, 하지만 달군 쇠를 두드리다 보면 근심은 다 날아가…. 잠을 자도 칼 만드는 꿈을 꿔.”

한 평생 쇠를 다룬 여장부답게 정씨는 걸쭉한 입담으로 “정성으로 만든 남향일도로 전국 팔도의 젊은 아낙들을 꾈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글 신상순 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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