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연초부터 불거진 고유가와 원자재 난 등 대외 악재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올인' 한다.
14일 SK그룹에 따르면 SK경영경제연구소는 최근 고유가 등에 따른 경영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측 가능한 각종 사례별 대응전략을 제시한 시나리오 플랜을 마련했다.
특히 SK에너지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과 국제 투기세력의 개입으로 고유가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유정준 R&C(Resource & Chemicals) 사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원유 도입선 다변화와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SK에너지는 현재 전 세계 15개국 27개 광구에서 생산과 탐사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올해는 그 범위를 30개 이상의 광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SK에너지 자원개발 사업부문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2,151억원에 달한다.
SK에너지는 우선 ▦페루와 브라질 중심의 남미 ▦베트남 중심의 동남아 ▦카자흐스탄 등 카스피해 연안국 ▦중동 신규 개방 지역 중심의 중앙아시아 등 세계 4대 핵심개발 지역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내 이들 지역을 직접 방문, 현지 고위층과의 긴밀한 협력관계 모색을 통해 지원사격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총지휘하고 있는 유정준 사장은 "올해 석유개발에 전년(5,400억원)보다 10% 이상 늘어난 총 6,000억원을 투자, 2015년까지 지분 원유 보유량을 10억 배럴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K가 지난 25년 동안 전 세계에서 확보한 원유 환산 매장량은 5억 배럴"이라며 "이는 우리 국민이 약 250일(하루 평균 220만 배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의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역량 집중은 지난달 단행된 이라크 정부의 SK에 대한 원유수출 중단 조치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SK에너지는 며칠 전 신헌철 부회장과 유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쿠르드 지역의 광구개발에 계속 참여하기 위해 이라크로부터의 원유수입을 잠정 중단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 사업의 최우선 순위를 해외자원개발에 둔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SK에너지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에 원유수출 중단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SK는 또 현재 40명 수준인 해외 석유개발과 탐사, 생산인력 규모를 연내 2배까지 늘리기로 하고 대학 내 에너지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SK는 서울지역 4년제 대학 중 자원공학과 개설학교가 2개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 다른 대학들이 학부와 대학원에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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