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대 4위. 팀간 전적 2승2패.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이상민(36ㆍ서울 삼성)과 서장훈(34ㆍ전주 KCC)이라는 슈퍼스타. 빈틈없는 관중석 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은 ‘빅 매치’였다.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도 많았다.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공방 끝에 KCC가 웃었다. KCC는 1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 경기에서 ‘국보급 센터’ 서장훈(16점 10리바운드)의 ‘더블더블’과 4쿼터에만 19점을 쏟아 부은 제이슨 로빈슨(28점)의 활약을 앞세워 서울 삼성을 88-70으로 대파했다.
KCC는 최근 3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25승(17패)째를 기록, 안양 KT&G와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전날까지 최근 20경기에서 무려 17승(3패)을 쓸어 담았던 삼성은 일격을 당하며 KCC, KT&G에 0.5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올시즌 두 팀 맞대결의 최대 관심사는 이상민과 서장훈의 만남. 이날도 두 선수에 의해 엎치락 뒤치락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이상민이 잡아나갔다. KCC만 만나면 ‘보상 선수’ 설움을 씻기라도 하듯 독기를 품고 코트에 나서는 이상민은 이날도 2쿼터 후반 기습적인 3점포 2개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삼성쪽으로 끌어 왔다. 전반은 37-33 삼성의 리드. 그러나 KCC 이적 후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서장훈 역시 화려하진 않았지만 묵묵하게 제 몫을 다했다. 상대 용병들과의 거친 몸싸움을 피하지 않으면서도 두 자릿수 득점과 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3쿼터 중반까지 승패를 예측할 수 없던 경기는 ‘4쿼터의 사나이’ 로빈슨에 의해 갈렸다. 로빈슨은 59-59로 맞선 2분여께 골밑슛에 이은 추가 자유투로 균형을 깬 뒤 혼자서 연속 8점을 넣으며 삼성 수비를 농락했고, 69-63으로 쫓긴 4분33초를 남기고는 다시 중거리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이상민 외에 강혁(12점 5어시스트)과 테렌스 레더(21점 9리바운드)가 분전했지만 주포 이규섭이 3점에 그치는 바람에 경기를 그르쳤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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