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식시장이 불안하다 보니 펀드에서의 대량환매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펀드는 장기투자 상품임을 항상 강조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문가들조차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는 원금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에 인내심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시장상황에 쉽게 동요하지 않고 장기투자를 위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외부적인 제약 조건을 스스로 만들 필요가 있다. 연금저축펀드나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와 같은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상품은 연말 소득공제나 특정 기간이상 투자하면 세제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연금저축펀드의 경우 10년이상의 장기투자를 하지 않고 도중에 환매를 하게 되면 중도환매수수료 뿐만 아니라 해지가산세까지 물어야 한다.
물론 노후대비 등과 같은 장기적 목돈 마련을 위해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 상품을 이용해도 되지만, 이런 상품을 이용하면 단기적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자들이 쉽게 동요되지 않는다. 게다가 세제혜택도 적지 않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큰 장점이 있다.
둘째, 장기 투자를 위해서는 주기적 관리가 필요하다. 아무리 펀드가 장기투자 상품이라고 해도 최소 6개월에 한번씩은 투자하고 있는 포트폴리오의 적절성 여부와 향후 시장 상황에 맞는 리밸런싱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6개월에 한번 정도 현재 투자 포트폴리오의 수익률과 향후 전망에 따라 보유, 환매, 부분 수정 등을 고려하는 게 좋다. 이는 정기점검을 잘 해 온 자동차를 오래 탈 수 있는 이치와 같다.
셋째, 기초가 튼튼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역시 잘 세워 둔 투자계획 만큼 장기투자에 효과적인 것은 없다. 투자목적과 기대수익률, 투자기간 등의 투자 계획이 없다면 단기적 증시 상황에 따라 심리적 불안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목표가 없기 때문에 쉽게 동요 하는 것이다. 환매 역시 투자계획에 맞춰진 투자전략의 일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장기투자가 가장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실제로 장기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다. 장기투자는 혼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마라토너와 같다. 힘든 가운데에서도 자신이 세워 놓은 원칙들을 지켜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장기투자가 될 것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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