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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새 틀의 스포츠정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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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새 틀의 스포츠정책을

입력
2008.02.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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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이 눈앞에 다가왔다. 열화같은 국민의 지지를 생각하면 가슴 설레는 일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 사회안정, 경제회복을 꼭 이루어야 할 중요한 때이기에 이명박 당선인과 한나라당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주목하고 싶은 것은 민주화라는 이름 아래 왜곡되었던 문화개념을 바꾸는 일, 대립구도에서 통합정신으로 가는 실용주의의 실천이다. 문화시대의 흐름 안에서 정치 탈색(脫色)으로 자율화와 전문화의 새 틀을 만드는 일이야말로 시급한 과제다.

스포츠도 문화의 한 영역에 속한다. 지난날 개발독재시대, 스포츠가 이른바 권력통제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면 최근 문화예술은 민주화권력의 이미지 포장에 도움을 주지 않았던가. 그래서 사회변혁에 따른, 어떠한 진부한 논쟁도 이제는 무의미하다. 미래를 향한 융합패러다임이 필요할 뿐이다.

문화예술과 스포츠는 결코 대립적인 것이 아닌 상생의 관계다. 사회통합과 복지증진이라는 대의명분에서 스포츠와 예술의 두 바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YS문민정부 이래 3대에 걸쳐 상대적 푸대접을 받아왔다고 생각하는 체육계의 불만이 새 정부에서 해소될 것인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인수위가 제시한 192개 국정과제에 언급된 내용이 없고 정부조직 개편에서도 실지(失地) 회복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체육계는 지난날의 체육청소년부처럼 문화관광부에 체육이라는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그 위상이 회복되지 않는다고 실망할 것은 없다.

프랑스와 같은 단독 부처는 없더라도 미국처럼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를 둘 수도 있고 민간단체에 그만한 자율권을 부여한다면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주성을 살려갈 수도 있다. 민간역량을 조정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 당선인은 틈만 나면 테니스로 체력을 다지는 스포츠 마니아의 한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영연맹 회장으로 국제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얼마 전엔 여자핸드볼의 올림픽도전 감동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우생순> 을 보고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관객 300만을 돌파한 <우생순> 의 대박에서 보듯, 올림픽 금메달 2회, 은메달 2회의 금자탑을 쌓은 여자핸드볼의 성공신화는 이 시대 한국인의 프라이드임에 틀림없다. 그 뿐인가. 세계를 휘어잡은 한국빙상의 쇼트트랙 군단,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난 박태환과 김연아가 있기에 또 다른 희망을 걸게 된다.

그럼에도 작금 정치인들은 여전히 스포츠에 무관심하며 아무런 비전이나 공약을 내놓은 게 없다. 대선 이전부터 체육정책에 대한 어떤 성격의 대화나 간담회가 없었던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문화가 산업으로서의 가치를 뛰어 넘어 시대정신의 토대를 이룬다면 스포츠는 사회의 통합정신을 이끈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8월이면 베이징에서 올림픽 메달을 다투는 태극전사의 포효가 국민을 열광케 할 것이다. 상식으로는 증명되기 어려운 '미션 임파서블' 대장정이 어떤 모양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그런가 하면 개인의 건강수단으로, 산업의 동력으로, '삶의 질'과 직결되는 사회복지의 중심축으로서 스포츠의 가치를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터다.

지금 당장 새 정치패러다임의 우선순위에서 소외됐다고 여전히 '홀대'라고 푸념할 일은 아니다. 문화의 한 축을 이루는 스포츠의 새 프레임을 모색하고 체육인의 사기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응급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태영 스포츠포럼 대표ㆍ명지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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